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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미세먼지 피해… 베트남으로 몰려가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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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미세먼지 피해… 베트남으로 몰려가는 한국인

입력
2019.03.07 16:54
수정
2019.03.0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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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방문객 38만명, 작년 동기대비 26% 증가 

 ‘한달 살기’ 인기로 주택 단기 임대료도 치솟아 

베트남 중부 다낭시 해변 풍경. 한국일보 자료
베트남 중부 다낭시 해변 풍경. 한국일보 자료

베트남을 찾는 한국인들의 증가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 활성화 영향이지만 적지 않은 비중의 한국인들이 단순 관광 외 추위와 미세먼지 기피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보인다.

7일 베트남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달 베트남을 찾은 한국인은 38만3,205명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26.3% 증가한 것이다. 지난 1월 월간 방문자 수치로는 역대 최대치(38만8,977명) 기록에서는 한발 물러선 것이지만, 학교 개학, 설 명절 등의 국내일정 그리고 1월보다 3일 짧았던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늘어났다.

대한항공 호찌민지점 관계자는 “연말 연초가 성수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한국인 방문객 추세는 기존의 성수기 방문 패턴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추위와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시즌(12~2월, 3개월)의 베트남 방문객 증가세는 강세다. 이 기간 한국인 수는 2017~2018년 109만6,272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2년 전 수치(46만4,669명)의 2.36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2018년 한 해 방문객 수는 348만5,406명으로, 2년 전인 2016년(154만3,883명) 대비 증가율(2.25배) 보다 높다. 연 방문객 수도 늘었지만, 특히 이 시기 방문 한국인 수가 더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베트남 중부 다낭에 거주중인 교민 천모(47)씨는 “여름은 베트남이 한국보다 더 시원하다는 사실이 확산하면서 하반기부터 베트남 한달 살기에 나선 한국인들이 늘었다”며 “그 기세가 아직까지 꺾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연말연초의 경우 공기가 한국보다 나은 베트남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이들이 주로 선택하는 주택 단기 임대료도 고공행진 중이다. 천씨에 따르면 방 2개에 거실과 부엌 등을 갖춘 소형 아파트 1개월 임대 가격이 월 1,000달러(약 113만원)로, 20~30% 가량 오른 상태다. 하노이 등 북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공기질을 유지하고 있는 호찌민시의 경우에도 방 1개와 거실, 부엌 등을 갖춘 소형 아파트의 월임대 가격은 1,300달러(약 147만원)를 넘어섰다. 주로 한국인을 상대로 아파트 임대 사업을 하고 있는 현지 부동산업자 R씨는 “지금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내줄 방이 없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의 체류비가 상승하자 공단이 덜 발달해 상대적으로 공기가 쾌적한 라오스 등지로도 한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이다.

라오스 현지 사업가 정모(45)씨는 “비엔티안 시내 한국인들이 지낼만한, 현대적인 소형 아파트(방 1, 거실 1) 월세가 300~400달러 수준이고, 1년치를 일시 결제할 경우 20%씩 할인을 받는다”며 “암 환자 등 보다 깨끗한 공기와 온화한 날씨를 찾아 요양을 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라오스 정부는 이 같은 수요를 내다보고 작년 9월부터 한국인 등에 대해 무비자 체류일(15일)을 30일로 확대했다. 또 비엔티안의 경우 인접한 태국(농카이)으로 건너갔다 다시 건너오기만 해도 체류기간을 연장 받을 수 있어 최근 장기 체류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정씨는 “교통정체가 없을 경우 비엔티안에서 농카이까지 왕복 1시간, 재입국 절차를 밟아 체류기간을 연장 받는데 총 2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주베트남 대사관도 추위와 미세먼지를 피해 베트남으로 입국하는 한국인이 늘어남에 따라 현행 15일인 무비자 입국, 체류 기간을 늘리기 위해 베트남 당국과 협의 중이다. 한국인의 베트남 무비자 체류기간은 15일로, 출국 후에는 30일 뒤에야 무비자 재입국이 가능하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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