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강단 떠나는 장하성 “난 이상주의자, 감히 무지개 좇으며 살고 싶다”

알림

강단 떠나는 장하성 “난 이상주의자, 감히 무지개 좇으며 살고 싶다”

입력
2019.02.27 18:54
수정
2019.02.27 20:09
10면
0 0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대학 강단을 떠나는 자리에서 “저는 이상주의자”라고 고백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저조한 성과에 책임을 지고 청와대를 떠난 지 석달 만에 밝힌 심경이라 이런저런 해석을 낳고 있다.

장 전 실장은 26일 고려대 경영관에서 열린 정년 퇴임식 행사에 참석해 자신을 이상주의자라고 소개하면서 “현실에 뿌리 내린 이상주의자이고 싶었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었을 땐 무지개가 있다고 믿고 좇아 다녔지만, 이제는 무지개가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그러나 나는 감히 철없이 무지개를 좇는 소년으로 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두고 장 전 실장이 구체적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책 실패라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밝힌 소회성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2017년 5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이후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참모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주도했지만 역대 최악의 고용, 소득분배 지표 악화 속에 1년 6개월 만에 청와대를 떠났다.

하지만 퇴임식에 참석했던 한 교수는 “평생 학자로 살아온 소회를 밝힌 것으로 정치 현실과는 전혀 다른 맥락”이라고 이런 해석을 일축했다. 장 전 실장도 퇴임식 현장에서 소득주도성장의 공과에 대해 묻는 취재진 질문에 “내가 오늘 할 이야기도 아니고, 할 자리도 아니다”며 대답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실장은 현실정치 참여에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현실 정치에 정치인으로 참여하는 것은 과거에도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없다”며 학교를 그만두지만 앞으로도 적의 관심사는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나 다름없다. 이 사회를 보다 낫게 만들겠다는 제 개인적인 열정은 지속될 것”이라는 말을 통해 시민사회 활동 등의 여지는 남겼다.

장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청와대를 떠난 뒤 고려대로 복귀했다 이날 퇴임식을 가졌다. 퇴임식은 조촐하게 진행됐다. 이 날 장 전 실장은 경영대학 동료 교수들에게 “경영학은 현실밀착적인 학문”이라며 “개인에겐 최선의 선택이 국가에겐 최선의 선택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는 무거운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