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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공공기관 지정 피하려는 금감원, 해결책은 청년채용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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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공공기관 지정 피하려는 금감원, 해결책은 청년채용 확대?

입력
2019.02.13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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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신동준 기자
삽화=신동준 기자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금융감독원은 높은 연봉(평균 1억375만원ㆍ2017년 기준)에 금융권감독 업무를 수행한다는 전문성까지 갖춘 선망의 일터입니다. 그런 ‘신의 직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예년보다 대폭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이 당장 올해부터 3, 4급 대우인 경력직 채용을 자제하고 대졸 신입직원 공채(5급)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취준생이라면 적극 반길 만한 이번 소식은 금감원이 최근 공공기관 지정 문턱까지 갔던 일과 관계가 깊습니다. 공공기관 지정과 신입 채용 확대, 언뜻 무관해 뵈는 두 사안이 한데 꿰인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지 않는 대신 “전체 직원의 43%에 달하는 3급 이상 직원을 5년 내 35%까지 줄이라”며 조건을 달았습니다. 금감원 직원은 4급(입사 5~7년 차)만 돼도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후 3년간 금융권 취업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 기업과 달리 희망퇴직제도가 없다 보니 3급 이상 직원을 내보낼 방법은 마땅치 않습니다. 이에 금감원은 무리하게 상위직 수를 줄이는 대신 하위직을 늘리는 방식으로 3급 이상 비율을 줄여 나가기로 한 겁니다. 금감원이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놓고 정부와 옥신각신한 결과가 뜻하지 않게 청년 실업 해소에 기여하게 된 셈입니다.

금감원의 연간 인력 채용규모는 최근 들어 100명 안팎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중 대졸자인 5급이 50~60명, 고졸인 6급이 5명 정도 신입직원으로 입사하고, 20~30명 정도는 경력직으로 채용됐습니다. 앞으로는 경력직 모집정원이 대졸자에게 배정되는 만큼 5급 입사자 수는 종전보다 대폭 늘어납니다. 3, 4월에 확정될 금감원 채용 계획에 벌써부터 관심이 뜨거운 이유입니다. 상경 계열 취업준비생 A(23)씨는 “금융권 입사를 준비하는 사람 중 금감원에 관심이 없는 취준생은 없을 것”이라며 “다른 금융공기업에 비해서도 연봉이 높고 근속도 안정적이라 공채 확대는 큰 희소식”이라고 반겼습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8일 검사ㆍ조사부서의 소규모 팀들을 통폐합해 15개 팀장 자리를 감축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상위직 간부 수가 많아 인사 적체가 심한 상황에서 젊은 직원들의 불만이 쌓이자 물갈이를 실시함으로써 분위기 전환을 도모했다는 설명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팀장들이 보직을 내려놓게 되는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조직을 쇄신하는 차원에서 불가피했다”고 설명합니다. 대대적 인적 쇄신에 이어 젊은 피까지 대거 수혈하게 된 금감원이 금융시장 파수꾼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낼지 기대됩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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