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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동산 시장서 발 빼는 중국 큰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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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동산 시장서 발 빼는 중국 큰손들

입력
2019.02.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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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뉴욕 맨해튼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이른바 ‘차이나 머니’가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자본의 미국 부동산 매수가 2012년 이래 지난해 최저점을 기록했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로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를 엄격히 규제하는 탓이다.

WSJ는 부동산 조사업체 리얼캐피탈애널리틱스(RCA)를 인용해 중국 자본이 지난해 4분기에 8억5,400만달러(약9,539억원) 규모의 미 부동산 자산을 순매도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매수가 앞섰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거세진 2분기부터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전례 없는 3분기 연속 매도세 우위가 나타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중국의 큰손들은 미국의 화려한 초고가 매물들을 중심으로 경쟁적인 매수를 해왔다. 안방 보험그룹이 2015년 뉴욕의 명소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미 호텔 매매 사상 최고가인 19억5000만달러(2조1,771억원)에 사들인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본토의 규제로 부동산 큰손들이 이 같은 매물들을 풀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안정화와 중국 회사 부채 감축, 경제성장 둔화 방지를 위해 해외 투자에 대한 단속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8년 한 해 동안 중국 자본은 미 부동산 시장에서 26억3,000달러(약2조9,031억원)을 순매수했는데, RCA에 따르면 이는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투자분석가들은 이 신문에 “미중 간 무역ㆍ정치적 마찰로 인해 중국 회사들에게 미국은 점차 덜 호의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철수 흐름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부동산 시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럽 부동산 시장에서는 지난해 3분기 호텔과 사무용 건물 등 2억3,330만달러(2,604억원) 규모의 매도가 이루어졌으나, 같은 기간 매수는 5,810만달러에 불과했다. RCA는 지난해 다국적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 본토와 홍콩 자본의 비율이 10%대로 전년대비 7%포인트 가까이 줄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WSJ는 이와 관련, 비록 일부 투자자들이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에 따라 해외 산업시설을 사들이고는 있지만, 중국 자본이 서방 시장에서 고급 매물을 싹쓸이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진단했다. 패트릭 웡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부동산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가 무역 전쟁의 영향을 받아 자금 유출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시드니부터 홍콩까지 부동산 수요가 전반적으로 약화됐다”라고 말했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 투자자의 순매수가 지난해 26억3,000달러(약2조9,031억원) 규모로 이루어져, 2012년 이래 최저점을 찍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 투자자의 순매수가 지난해 26억3,000달러(약2조9,031억원) 규모로 이루어져, 2012년 이래 최저점을 찍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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