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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시절 미완결 작품, 카카오페이지 만나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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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시절 미완결 작품, 카카오페이지 만나 되살아났다

입력
2019.01.02 17:40
수정
2019.01.02 19:1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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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 인기 콘텐츠 ‘신비소설 무’

연재 재개하자 45만명 읽어모바일플랫폼이 독서문화에 새 동력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12년 만에 '신비소설 무'를 완결해낸 문성실 작가. 카카오 제공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12년 만에 '신비소설 무'를 완결해낸 문성실 작가. 카카오 제공

“PC통신 시절엔 접할 수 없었던 독자들의 살아있는 반응, 감상, 평점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가장 놀라웠습니다. 카카오페이지가 아니었다면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이용자 45만명이 제 작품을 볼 수 있었을까요.”

PC통신 ‘하이텔’에서 연재하던 소설 ‘신비소설 무’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다 개인 사정으로 갑자기 연재를 중단한 문성실 작가가 12년 만에 돌아온 곳은 서점이 아닌 모바일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였다. 과거 PC통신과 종이책으로 작품을 읽었던 40, 50대 독자들부터 새롭게 작품을 접하는 10~30대 독자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호응에 힘입어 문 작가는 1년여 만에 총 460편의 연재(단행본 24권 분량)를 무사히 마쳤다. 그는 “연재를 쉰 10년 동안 세상이 바뀌었다는 생각에 모바일 플랫폼에 먼저 눈을 돌렸다”면서 “카카오페이지가 작가로서의 삶을 다시 살게 해줬다”고 말했다.

스토리 콘텐츠 서비스 카카오페이지가 소설 작가와 독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창구를 열어주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출판 만화책이 웹툰으로 체질 개선을 이뤄냈듯, 소설을 모바일 플랫폼에 걸맞은 형태로 서비스하기 시작하면서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지에서 누적 매출 1억원 이상 작품만 1,000여개가 나왔고, 현재까지 구독자 100만명 또는 매출 10억원을 달성한 작품은 91개에 달한다.

2016년 카카오페이지와 다산북스가 함께 진행한 공모전에서 소설 '연화전'으로 대상을 받은 정재한 작가. 카카오 제공
2016년 카카오페이지와 다산북스가 함께 진행한 공모전에서 소설 '연화전'으로 대상을 받은 정재한 작가. 카카오 제공

카카오페이지는 단순한 연재 플랫폼뿐만 아니라 작가 등용문이 되기도 한다. 스트리트 댄서로 활동하던 정재한 작가는 2016년 카카오페이지가 다산북스와 함께 진행한 공모전에서 소설 ‘연화전’으로 대상을 받으면서 정식 데뷔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두 달간 연재된 박유경 작가의 ‘여흥상사’는 2017년 한 신문사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도 했다. 정 작가는 “과거보다 소설이 알려질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분야에 구애 받지 않는 자유로운 이야기들이 빛을 볼 수 있는 가능성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의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이 플랫폼 내에서 활발하게 재활용된다는 점도 카카오페이지의 장점이다. 2014년 카카오페이지에서 독점 연재된 정경윤 작가의 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2016년 김영미 작가의 웹툰으로 재탄생했고, 지난해 드라마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다시 카카오페이지의 소설이나 웹툰을 구매해서 읽는, ‘콘텐츠 선순환’이 일어난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이국종 교수의 신간 '골든아워’의 전자책 버전은 카카오페이지에서 단독 선공개됐다. 카카오페이지 캡처
지난해 10월 출간된 이국종 교수의 신간 '골든아워’의 전자책 버전은 카카오페이지에서 단독 선공개됐다. 카카오페이지 캡처

‘기다리면 무료’ 등 카카오페이지의 독특한 수익화 모델은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책 소비 습관을 들였다.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나 정재승 교수의 ‘열두 발자국’ 등 비소설 단행본도 여러 편으로 쪼개 며칠씩 기다려 읽거나 한 편에 300원 정도를 주고 사 읽는, 웹툰과 비슷한 유료화 모델이 정착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지로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박혜수(29)씨는 “매일 책 한 권을 가지고 다니기엔 부담스러웠는데, 짬이 날 때마다 휴대폰으로 한 편씩 볼 수 있어 편리했다”면서 “한 권을 통째로 사야 하는 전자책보다 부담이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올해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의 다양한 IP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며 동시에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외부에서 이미 검증된 IP를 소설과 웹툰,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가지고 있다는 점이 카카오페이지의 장점”이라며 “앞으로 IP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자체 콘텐츠 제작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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