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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4개’ 갤럭시A9엔 왜 삼성페이가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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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4개’ 갤럭시A9엔 왜 삼성페이가 빠졌나

입력
2018.12.29 13:00
수정
2018.12.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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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쿼드 카메라폰’인데

삼성 직원도 아쉬워하는 삼성페이의 부재

가격 낮추기 위한 고육책인가

모델이 삼성 갤럭시A9 후면에 적용된 세계 최초 쿼드 카메라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모델이 삼성 갤럭시A9 후면에 적용된 세계 최초 쿼드 카메라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21일 국내에 출시한 갤럭시A9에는 ‘세계 최초 쿼드 카메라폰’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트리플 카메라폰’ 최초 타이틀을 올해 초 중국 화웨이의 P20프로에 내준 삼성은 쿼드 카메라폰으로 반격에 나섰다.

갤럭시A9 후면에 일렬로 박힌 네 개의 카메라는 기본 2,400만 화소에 120도 화각의 초광각 800만 화소, 2배 광학줌 1,000만 화소,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가 어우러졌다. 초고가 프리미엄 폰들을 압도하는 카메라 스펙이다.

한데 갤럭시A9에는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삼성 스마트폰의 중요한 기능 하나가 들어가지 않았다. 온ㆍ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다.

태국에 출시된 삼성페이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태국에 출시된 삼성페이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2015년 여름 등장한 삼성페이는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어 지갑 없는 일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은 물론 기존 카드 가맹점에 깔린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방식 POS단말기에도 사용이 가능해 오프라인 결제 문화를 바꿨다는 평을 듣는다.

국내에서 삼성페이는 출시 두 달 만에 100만명이 가입했고, 올해 4월에 누적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아 6개 대륙 24개 국가에 진출했다. 삼성페이의 편리함이 삼성 스마트폰 재구매로 연결된다고 할 정도로 ‘효자 기능’인데, 최고 성능 카메라를 지향한 갤럭시A9에서 빠지자 삼성 직원들 사이에서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올해 1월 전면 듀얼 카메라를 달고 출시된 갤럭시A8에도 삼성페이가 들어간 만큼 갤럭시A9에서 삼성페이의 빈 자리는 더 커 보인다.

올해 1월 출시된 갤럭시A8는 중가폰이지만 삼성페이가 탑재됐다. 삼성전자 제공
올해 1월 출시된 갤럭시A8는 중가폰이지만 삼성페이가 탑재됐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젊은 세대 감각에 맞게 카메라에 집중한 스마트폰”이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시장 회복을 중요한 이유로 보고 있다. 갤럭시A9은 국내 출고가가 59만9,500원인 중가폰이다. 갤럭시S9이나 노트9 최고 사양 모델의 절반 정도다.

쿼드 카메라를 위해선 렌즈 4개에다 빛을 디지털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 이미지센서도 4개가 필요하다. 여기에 MST 결제 모듈까지 더해지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갤럭시A8(출고가 59만9,500원)를 감안해 중가폰 포지션을 유지하려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카메라를 선택하고 삼성페이를 빼버린 셈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출시한 갤럭시 시리즈 최초의 후면 트리플 카메라폰 갤럭시A7에 삼성페이가 탑재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갤럭시A7의 국내 출고가는 49만9,400원으로, A9보다 약 10만원 저렴하다.

삼성페이가 유독 힘을 못 쓰는 나라가 중국이란 것도 삼성이 결단을 내린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때 20%를 넘었던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올해 0.7% 수준까지 추락했다. 게다가 QR코드 결제가 일반화된 중국에서 삼성페이를 통한 오프라인 결제는 애초부터 고려 대상이 아닐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기능을 중시하는 10, 20대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도 삼성페이를 뺀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페이가 탑재된 삼성 갤럭시S9 폴라리스 블루와 갤럭시노트9 알파인 화이트 모델.
삼성페이가 탑재된 삼성 갤럭시S9 폴라리스 블루와 갤럭시노트9 알파인 화이트 모델.

일각에서는 삼성 스마트폰 최고 기능으로 각광받는 삼성페이를 프리미엄 폰 판매 유인으로 삼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올해 출시된 삼성 폰 중 1월 갤럭시A8을 제외하면 삼성페이가 탑재된 것은 갤럭시S9과 노트9뿐이다. 8월 나온 삼성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워치에도 전작인 기어S에 들어갔던 삼성페이가 빠졌다. 갤럭시워치의 경우 정확히는 NFC로만 가능하고 MST 방식이 안 되는 것이지만, NFC 단말기가 많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삼성페이가 안 된다’에 가깝다. 최신 스마트폰으로 삼성페이를 사용하려면 프리미엄 폰 이외엔 대안이 없어졌다.

모델들이 올해 8월 말 출시된 갤럭시워치를 소개하고 있다. 전작 기어S3에 탑재됐던 삼성페이가 갤럭시워치에서는 빠졌다. 삼성전자 제공
모델들이 올해 8월 말 출시된 갤럭시워치를 소개하고 있다. 전작 기어S3에 탑재됐던 삼성페이가 갤럭시워치에서는 빠졌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페이를 중가 모델에서 빼는 것에 대해 삼성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사위는 던져졌다. 갤럭시A9은 지난달 중국 인도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 일제히 출시됐다. 삼성 스마트폰 전략을 평가하는 키는 국내보다 신흥시장 소비자들이 쥐고 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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