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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언니' 이시영 "원피스+하이힐 액션, 상징적 의미 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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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언니' 이시영 "원피스+하이힐 액션, 상징적 의미 담고 있죠"

입력
2018.12.2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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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고운 얼굴과 상반된 털털한 성격, 남자 못지않은 강철 체력으로 무장한 이시영은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배우다. 여자판 '아저씨'로 불리던 영화 '언니'의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이시영은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했다. 마음 속에 액션 영화를 향한 꿈을 품어왔고,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던 상태였다. 그의 거침없는 선택 덕분에 이 영화는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언니'는 사라진 동생 은혜(박세완)의 흔적을 찾아가며 점점 폭발하는 전직 경호원 인애(이시영)의 복수를 그린 액션 영화다. 대역을 쓰지 않은 이시영의 폭발적인 액션 연기와 숨 막히는 추격전으로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사실 이시영은 전국 아마추어복싱대회 우승 경력까지 갖고 있는 대단한 승부사다. 연예계에서 체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그이기에 액션 장르 출연 제안도 당연히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자와 만난 이시영은 "생각보다 액션 장르 제안은 많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막연하게 액션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제안이 많지는 않아서 영화 '언니'를 만났을 때 너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무척 원하고 있을 때 만나기도 했고, 출연할 충분한 이유가 됐죠."

그렇다면 이시영이 '언니'에 가장 끌린 점은 뭐였을까.

"큰 하나의 감정으로 끝까지 밀고 가거든요. 좀 더 힘이 있다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시나리오에서 오프닝이 인상적이었어요. 처음엔 어떤 정보도 없이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카센터에 들어가는 여자가 빨간 하이힐에 원피스를 입고 남자를 내려치는 자체가 이유를 막론하고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잖아요. 되게 궁금해서 시나리오를 빨리 읽었던 기억이 나요."

이 작품에서 이시영은 빨간색 미니 원피스에 하이힐을 신고 등장해 강렬한 액션을 선보인다. 짧은 치마를 입고 액션 연기를 펼친다는 자체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시영은 "영화적으로 보면, 인애가 출소를 하고 변변찮은 옷이 없는 상황이었고 은혜가 '언니가 예뻐졌으면 좋겠다'고 선물해준 옷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선생님을 찾아뵈러 가는데 딱히 다른 옷도 없고 그래서 그 의상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 외적으로 바라보면 의상이 품은 다른 의미도 있다. 영화 속 가해자들이 생각하는 여성의 모습은 하이힐에 짧은 치마를 입은 예쁜 여자다. 피해자의 가족인 인애가 그들이 바라보는 여자의 모습으로 등장해 퀴퀴한 생각들을 깨부수면서 응징하고, 얕잡아봤던 존재에게 맥없이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복수의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함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 옷을 입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물론 영화를 보면 아쉽고 부족한 부분도 있긴 해요. 촬영을 많이 했지만 편집에서 잘려나간 게 있어서 영화상에서 조금 불친절하지 않았나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도 들거든요. 저도 고민은 많았지만, 나중에 가서는 이렇게 하는 게 더 멋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표면적으로 깨부숴야 하지만 상징적으로도 깨부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원피스를 입고 뛰고 구르며 액션을 소화하는 것이 배우로서 쉽진 않았을 터. 이시영은 활동의 불편함보다, 액션 장면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의상인 점을 아쉬워했다. 재킷이나 가디건을 걸치면 동작이 커 보이고 더 멋지고 파워풀해 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원피스는 팔과 다리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단점이 있다.

"하다 보니까 적응이 되어서 힘들진 않았지만 제가 현실적으로 와닿은 느낌은 쫄쫄이 입은 느낌이었어요.(웃음) 같은 액션을 해도 어설퍼 보일 수 있거든요. 하이힐도 무게중심이 안 잡혀서 안정적이지 않으니까 그런 걱정이 진짜 많았는데, 하다 보니까 복장 자체는 적응이 되더라고요. 연기나 액션이 빛을 발하면 좋겠는데 마이너스가 되진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죠."

평상시 이시영은 짧은 치마를 즐겨 입는 스타일은 아니다. 편하게 운동복을 입고 다니는 성격이라고. 하지만 촬영하며 5~6개월 동안 입고 있다 보니, 오히려 과거신 촬영 때 운동복을 입는 게 더 불편했다며 웃었다.

"어찌 보면 경험하기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되게 좋았던 건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 하는 영화를 만나기도 쉽지 않거니와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고 촬영한단 것도 흔치 않은 일이어서 한 번 하고 나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확률적으로 이렇게도 했으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유리할 거 같은 마음이 든달까요? 다음에 액션 영화를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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