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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난민 이슈되자 테러리스트 아니냐 살해 위협까지 받아”

입력
2019.01.01 04:4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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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목소리로 듣는 분열성적표' 

 ① 압둘 와합 난민구호단체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한국 사회는 편견 어린 시선으로 아랍 국가와 이슬람 문화를 일반화하는 경향이 큽니다. 16개 중동 국가, 16억 이슬람 인구를 단 하나의 성격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데 말이죠.

2009년 제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땐 세계적인 부호인 ‘만수르(아랍에미리트 부총리)’나 석유재벌을 떠올리곤 제게 “당신도 부자냐”고 묻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러다 시리아 내전으로 2015년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이 쿠르디의 사진이 세상에 공개되자 너나 할 것 없이 동정과 안타까움의 눈빛을 보냈죠.

지금은 어떤가요. 지난해 6월 예멘 국적자들이 제주에 무더기로 입국하고 난민 이슈가 대두되자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저를 보며 수군거리곤 했어요. 심지어 저더러 “테러리스트 아니냐”고 묻는 이도 있었습니다.

지난 한 해는 ‘가짜뉴스’ 때문에 유독 힘든 시기였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공간에서 예멘인들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혐오 발언들이 범람했었죠. 저는 최근 “우리나라를 떠나지 않으면 뒷일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식의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어요. 상대방의 SNS 계정을 살펴보면 어김없이 “난민들을 받아주면 유럽 국가들처럼 통제할 수 없게 돼 결국 이슬람 국가가 될 것이다”는 가짜뉴스로 도배가 돼 있더라고요. 건장한 남성인 저도 그때는 혐오가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와 무서웠습니다.

제가 보는 한국인들은 굉장히 똑똑하고 따뜻하고 행동도 바릅니다. 다만 최근의 ‘난민혐오’는 상대방을 잘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어 생긴 일이라 생각해요. 잘 모르면 찾아보고, 알려진 정보를 꼼꼼하게 팩트체크하면 가짜뉴스를 분별할 수 있고, 그들의 형편을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폭력에 떠밀려 터전을 잃고 온 다른 외모를 가진 이들이 손님인지, 테러리스트인지 분별하는 지혜도 점차 생길 것이라 믿습니다.”

정리=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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