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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질학회지 “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 전부터 사용 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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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질학회지 “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폭파 전부터 사용 불능”

입력
2018.11.28 16:26
수정
2018.11.28 19: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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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핵실험 분석 “직경 최소 80m 공동 붕괴 발생”

북한이 지난 5월 외신기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 갱도 입구를 폭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 5월 외신기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 갱도 입구를 폭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시 풍계리 실험장 지하에 직경 80m 규모의 공동(空洞)이 생겼으며 이 동굴이 붕괴하면서 8분 후에 소규모 지진이 감지됐다는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북한이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반복함으로써 인근 산의 붕괴가 진행돼 더 이상 핵 실험장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북한은 5월 24일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외신기자들 앞에서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폭파했으나, 이미 사용이 불가능해진 시설을 폐기한 것에 불과하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는 분석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8일 미국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 등이 당시 북한 핵실험을 상세히 분석한 미국 지질학회지 11월호의 내용을 인용, 이 같이 보도했다. 이 연구소는 1980년대 미국 네바다주에서 실시한 핵실험과 비교했다. 지난해 풍계리 핵실험 당시 발생한 뜨거운 열이 지하 600m의 암반을 녹여 최소 직경 80m 공동을 만들었고, 이것이 붕괴해 매그니튜드(M) 4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동 붕괴는 1996년 핵실험전면금지조약(CTBT) 채택 이전 미국이 지하에서 핵실험을 진행하던 시기에 확인된 현상이다. CTBT 채택으로 국제적인 감시망이 정비된 이후 공동 붕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과학원 등의 연구팀도 위성화상 등을 분석, 해당 지역의 붕괴로 실험장 서쪽에서 남쪽에 걸친 9㎢ 범위에서 암반 함몰과 변형이 대규모로 발생해 국지적으로 토석류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이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실시해 왔다. 2009년 5월 2차 핵실험부터 6차 핵실험은 같은 산에서 진행돼 왔는데, 지난해 6차 핵실험 전까지는 폭발의 위력이 상대적으로 작아 공동 붕괴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실험장 주변의 암반 대부분이 동질의 암석인 만큼 그 이상의 위력을 가진 폭발이 일어날 경우 여진은 물론 지표면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일본 핵물질관리학회는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와 관련해 “시설 입구를 폭파해 막은 것으로 비핵화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당시 지난 5월에 폭파 작업을 벌인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사찰 수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분석 결과가 외부 전문가에 의해 핵실험장 폐기 여부를 검증할 때 기초가 데이터가 될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결과로 조속한 시일 내에 (풍계리 실험장에 대한) 사찰을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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