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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금융권 ‘감원 한파’ 몰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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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금융권 ‘감원 한파’ 몰아친다

입력
2018.11.28 04:40
수정
2018.11.28 09:0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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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연말 금융권에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업권별 사정은 제각각이지만 급변하는 경영 상황에 대처하려면 ‘인력 다이어트’가 필수적이란 인식이 금융권을 지배하고 있어 업권을 막론한 전방위적 감원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감원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업권으로 은행, 보험, 카드 등이 꼽힌다. 은행권은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인력구조 개편과 디지털화라는 상시 과제에 일자리 정책 부응 등의 변수까지 겹치면서, 보험 및 카드업권은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각각 희망퇴직 형식의 감원에 나서는 형국이다.

KB국민은행은 현재 진행 중인 노사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희망퇴직 규모를 확정하고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상 12월 중순에 임금피크제 대상자 등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온 점을 고려하면 다음달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연초 400명가량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퇴사했다.

NH농협은행도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직원을 상대로 전날까지 명예퇴직 신청자 접수를 받았다. 퇴직 인원은 지난해(530명)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상반기 7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한 신한은행은 아직 예정된 일정은 없다. 그러나 통상 12월 퇴직신청 공고가 나오고 올해는 노조위원장 선거가 12월 초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새 노조집행부 선출 이후 노사간 관련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임금피크 특별퇴직(207명)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 8월 15년 이상 근속한 40세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 신청을 받아 270여 명을 내보냈다.

지난해 1,0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던 우리은행은 내년 초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한동안 감원을 보류할 가능성이 크다. 지주 체제 출범 후 계열사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 오히려 추가 인력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중은행 희망퇴직자 수-박구원 기자
지난해 시중은행 희망퇴직자 수-박구원 기자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영환경이 악화될 때에 한해 시행됐던 은행권 희망퇴직은 최근 들어 연례화하는 분위기다. 모바일 거래 등 비대면 서비스가 부상하며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데다가, 그간의 인력 적체로 중간 간부가 많은 항아리형 인력구조 해소가 시급한 탓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창구 인력을 줄이는 대신 젊은 정보기술(IT) 인력을 뽑아 디지털금융 시대에 대응하려는 게 은행들의 공통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가 은행권에 청년 일자리 창출을 주문하고 있는 터라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감원이 진행될 걸로 관측된다.

보험과 카드사의 희망퇴직은 은행과 결이 다르다. 생명보험사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이 늘어나자 인건비 감축에 나섰다. 3월 PCA생명을 합병해 출범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118명을 내보냈다. 손해보험 업계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KB손해보험은 최근 노조에 희망퇴직을 원하는 직원이 있는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의 연이은 수수료 인하 압박에 직면한 카드업계도 구조조정이 가시화하고 있다. 연초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희망퇴직으로 총 223명을 내보내더니, 현대카드도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업계에선 전날 정부가 발표한 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이 실행된다면 본격적인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날 롯데그룹이 발표한 롯데카드 매각을 두고 카드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란 해석까지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기업의 인력 감축은 시장 상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진행될 수 있지만 금융기관의 경우엔 공공성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은행권은 줄인 고정비로 디지털 분야 투자를 더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고, 카드업계의 경우엔 정부가 마케팅 비용 약관 개정 허용 등을 통해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줄어드는 금융권 직원 수-박구원 기자
줄어드는 금융권 직원 수-박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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