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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판매량 뚝…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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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판매량 뚝…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시련

입력
2018.11.26 04:40
수정
2018.11.26 12:3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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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실종되고 비싸기만” 비판

삼성-애플-LG 10월 출하량 큰 폭 감소

서울시내 한 단말기 판매점에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는 애플 아이폰 신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서울시내 한 단말기 판매점에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는 애플 아이폰 신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지난 7년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직장인 A(31)씨는 최근 해외 직구로 중국 샤오미의 홍미노트6를 23만원에 샀다. 국내 이동통신사에 가입할 필요 없이 기존 유심만 끼우면 사용할 수 있는 자급제 폰이다.

한달 정도 써본 결과는 만족이다. 프리미엄 폰을 구입했을 때 매월 3만원 정도 냈던 단말기 할부금을 아끼는 데다, 인터넷과 동영상을 즐기는 데 별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A씨는 “프리미엄 폰을 오래 썼는데, 정작 높은 사양에 비해 일상에서 사용하는 기능은 한정돼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가성비를 고려하면 다시 고가 스마트폰을 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구분할 때 프리미엄 폰의 기준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 통상 제조사들이 최고 성능의 고가 스마트폰에 프리미엄이란 딱지를 붙인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한 프리미엄 폰들이 시련을 겪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도 고성능을 자랑하는 ‘신예’들이 속속 등장한 반면 프리미엄 폰이 보여주던 혁신은 몇 년째 실종된 영향이 크다. 제조사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던 위력은 사라졌고, 열렬한 사용자들이 만들던 팬덤(fandom)도 약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지난달 글로벌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 가집계에서 프리미엄 폰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ㆍLG전자ㆍ애플은 일제히 후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2,860만대를 출하했지만 올해 10월에는 2,330만대로 18.5% 떨어졌다.

LG전자는 지난해 대비 34.7% 줄었고, 애플은 지난달 아이폰 신제품 중 보급형 모델 아이폰XR을 출시했음에도 26.5% 감소했다. 반면 가성비에 초점을 맞춰온 화웨이(23.4%↑) 오포(1%↓) 비보(9.3%↑) 샤오미(1.9%↓)는 큰 폭으로 성장했거나, 소폭 감소에 그쳤다.

이달 초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XS(왼쪽)와 XS맥스(가운데), XR. 애플 홈페이지 캡처
이달 초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XS(왼쪽)와 XS맥스(가운데), XR. 애플 홈페이지 캡처

국내에서 이달 초 출시된 애플의 신제품 3종 아이폰XSㆍXS맥스ㆍXR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아이폰 판매량이 수익과 직결된 이통사들은 “전작만큼은 팔리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하지만 유통점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 22일 찾은 서울 광화문의 한 단말기판매점 관계자는 “출시 초기 반짝 대기 물량을 해소한 이후 판매가 뜸해졌다”며 “대단한 신기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 비싸서 그런 것 같다”고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혁신은 없고 값만 비싸다’는 비판 속에 아이폰이 판매 부진을 겪자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통신 등 해외 주요 언론들은 ‘아이폰XR 생산량을 줄인다’ ‘아이폰 제조사 대만 폭스콘이 구조조정과 경비절감에 들어갔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아이폰이 승승장구한 지난 10년간 찾아볼 수 없었던 보도들이다.

올해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노트9(왼쪽)과 LG V40 씽큐. 각 사 제공
올해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노트9(왼쪽)과 LG V40 씽큐. 각 사 제공

삼성의 하반기 프리미엄 폰 갤럭시노트9도 전작 노트8를 뛰어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트9이 지난 8월 출시됐지만 삼성전자 ITㆍ모바일 부문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1조원 이상 줄었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5개(앞 2, 뒤 3)의 카메라를 탑재해 지난달 말 출시한 프리미엄폰 V40 씽큐의 존재감도 크지 않다. 스마트폰에서 14분기 연속 적자를 낸 LG전자는 4분기에도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보급형 폰과 프리미엄 폰 성능 차이는 확연하게 느껴지지 않는 반면, 보급형 모델은 내구성을 포함한 완성도는 높아졌다. 여기에 교체주기가 길어지며 올해는 처음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역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한 제조사 관계자는 “존재감이 줄어든 프리미엄 폰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애플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판매량 김민호기자
애플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판매량 김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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