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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년 만의 혹한에도 블랙 프라이데이 새벽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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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년 만의 혹한에도 블랙 프라이데이 새벽 뜨거웠다

입력
2018.11.23 18:00
수정
2018.11.23 19: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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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형 쇼핑몰마다 인파 넘쳐 

 5일간만 1억6400만명 쇼핑 전망 

‘블랙 프라이데이’ 전날인 22일 미국 뉴욕 메이시 백화점 헤럴드 스퀘어점에서 뉴욕 시민들이 이른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블랙 프라이데이’ 전날인 22일 미국 뉴욕 메이시 백화점 헤럴드 스퀘어점에서 뉴욕 시민들이 이른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추수감사절 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대형 쇼핑몰 ‘타겟’ 앞에는 수백명 시민들이 추위에 맞서 싸우면서 블랙 프라이데이 ‘죽음의 승부’ 개막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곳에 현장기자를 보낸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해가 저물자마자 누군가는 쇼핑 리스트를 움켜쥐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른 쇼핑센터 줄에 서있는 사람과 전화로 의논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너는 애플 줄에 서, 너는 장난감 줄에 서고. 나는 계산 줄에 설게”라며 ‘전투 계획’을 짜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마침내 문이 열리자 사람들은 요리조리 피하기도 하고, 쇼핑카트를 탱크처럼 사용하기도 하면서 인파를 헤치고 나아갔다. 물건을 카트에 가득 쌓아 탑을 만드는 사이, 마트는 혼돈 그 자체였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을 넘어 지구촌 쇼핑 행사가 된 ‘블랙 프라이데이’가 한국 시간 기준 23일 오후 2시 시작됐다.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은 ‘추수감사절’(10월 넷째주 목요일ㆍ올해 22일)에서 시작해서 ‘블랙 프라이데이’(23일)와 ‘사이버 먼데이’(26일)을 지나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거의 한 달간 이어진다.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말은 추수감사절 다음날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상점 장부의 적자(red ink)가 흑자(black ink)로 바뀌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사이버 먼데이’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데서 유래했다.

미국 유통업체 연합체인 전미소매연맹(NRF)는 올해 추수감사절부터 사이버 먼데이까지 5일 간 1억6,400만명 소비자가 쇼핑할 것이라 예상했다. 또 11월과 12월, 2달 동안 소비지출이 작년보다 4.3~4.8% 증가한 7,175억~7,209억달러(약 811조~815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NYT는 블랙 프라이데이 전날인 추수감사절 오후부터 많은 이들이 쇼핑 행렬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당일 뉴욕 기온은 영하 7.2℃까지 떨어져 1901년 이후 117년 만에 가장 추운 추수감사절이었지만 메이시 백화점 퍼레이드를 보면서 연휴 분위기를 즐기고, 물건을 사기 위해 가게 앞에 늘어선 줄은 여전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6일(현지시간) “TV를 사려고 새벽 4시에 알람을 맞춰 놓고 기다리거나, 밖에서 노숙을 하면서 기다리는 건 과거 풍경”이라면서 최근에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추수감사절부터 연말까지 미국 온라인 매출은 작년보다 14.8% 증가한 1,241억 달러(140조원)로 예상됐다. IT혁명으로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주도권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간 것이다.

한편 뉴욕대 경영대학원의 튜린 에르뎀 교수는 NYT 보도에서 블랙 프라이데이가 인기 있을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를 짚었다. 첫 번째로 “경제적 절약, ‘득템(좋은 물건을 운 좋게 얻었다는 의미의 은어)’의 기쁨, 현명한 소비자가 된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두 번째 이유로는 “다른 때와 달리 열심히 발품을 팔지 않더라도 쉽게 할인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마지막으로 튜린 교수는 미국에서 블랙 프라이데이는 일종의 ‘풍습’으로, 마치 가족들이 다같이 큰 농구 경기나 슈퍼볼에 가는 것처럼 하나의 가족 행사로 여겨진다는 점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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