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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양진호 후보들…직원 생리대 흔들고, 소주병 쥐고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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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양진호 후보들…직원 생리대 흔들고, 소주병 쥐고 위협

입력
2018.11.04 16:13
수정
2018.11.0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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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년 전에는 소주병을 거꾸로 쥐어 잡고 저를 가격하려 위협했고요. 한달 전에는 제 목을 수초간 짓눌렀습니다.”

“상사가 제 재킷 주머니에서 생리대를 꺼내더니 남들 보는 앞에서 흔들더라고요.”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한 양진호 회장의 엽기적 갑질 행각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폭행ㆍ폭언 등을 수반한 직장 내 갑질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방치하면 제2, 제3의 양진호 회장이 언제든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노동ㆍ인권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10월1일부터 31일까지 한달 간 이 단체가 받은 이메일 제보 225건 중 폭행이나 준 폭행, 악질 폭언, 황당한 잡무 지시와 같은 괴롭힘 사례는 23건이었다. 직장갑질119는 이런 23건을 ‘양진호 갑질’로 분류했다.

“너무 억울하고 원통해 업무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다”며 상담을 요청해 온 근로자 A씨의 사연은 이렇다. A씨는 1년 전 회식자리에서 직장 상사에게 폭행 위협을 받았다. 직장 상사가 동료들 보는 앞에서 소주병 목 부분을 잡은 채 A씨를 때리려 한 것이다. 이 직장 상사는 한달 전에는 고객들이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영업장 부스 내에서 A씨 목 앞쪽을 수 초 동안 짓누르는 신체적 폭력을 가했다고 한다.

상선 회사에 다니는 근로자 B씨는 “(직장 상사가) ‘X발’부터 시작해 욕하다가 ‘나이 처먹고 와서 뭐하냐, 이런 새X를 보냈냐’ 등 수많은 욕을 하고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는 행위를 한다”면서 “그 동안 일을 배우기 위해 참았지만 이제 그냥 포기하고 터뜨리려고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여성 근로자 C씨는 직장 상사가 C씨가 벗어놓은 자켓 안에서 생리대를 꺼내 흔든 일로 큰 충격을 받았다. C씨는 “주변에서 경악하고 소리를 지르며 내가 불쌍하다고 동정할 정도였다. 이런 일을 당하리라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면서 “이 상사는 점심 회식 때마다 ‘넌 먹을 자격이 없다’ ‘밥 값을 못한다’며 저를 배제해 2년 가까이 구내식당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직장갑질119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반대로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잠들어 있는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곧 ‘양진호 방지법’”이라며 “국회는 당장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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