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의 감사 대상에 오른 경남 창원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경남 창원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4시 40분쯤 창원시 의창구의 한 아파트 1층 출입구 현관에서 A(49ㆍ여)씨가 바닥에 쓰러져 숨진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아파트 경비원은 경찰 조사에서 “쿵 소리가 나서 나와보니 A씨가 쓰러져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아파트 15층 계단에서 A씨의 신발 한쪽을 발견했다.
이 아파트 1층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A씨는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감사 대상이 됐다는 공문을 받고 심적 고통을 겪어 오던 중 남편과 전화통화에서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실제 투신하기 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을 잘 키워줘서 고맙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검안결과 타살의심이 없어 일반변사 처리예정”이라며 “유족 증언과 목격자를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예정이고, 감사 대상에 포함된 것이 A씨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이 있는지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유치원 비리 문제와 관련, 어린이집도 조사하라는 요구가 빗발치자 연말까지 비리 의심 정황이 있는 어린이집 2,000여 곳을 선별해 조사하기로 한 바 있다.
경남도가 보건복지부로부터 통보 받은 지도 점검 대상 어린이집은 모두 216곳으로, 실제 A씨 어린이집도 여기에 포함돼 있었다. 도는 오는 29일부터 12월 21일까지 시ㆍ군과 교차 또는 합동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A씨가 운영해온 어린이집은 구체적인 비리 정황이 있는 ‘감사 대상’이 아니라 운영 실태를 파악하는 ‘지도 점검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창원=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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