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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설상가상… 마지막 돈줄 ‘시트고’도 빼앗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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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설상가상… 마지막 돈줄 ‘시트고’도 빼앗길라

입력
2018.10.02 17:42
수정
2018.10.02 19: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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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펜웨이파크 인근에 세워져 있는 베네수엘라 석유정제기업 ‘시트고’의 대형 광고판.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프로야구 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 펜웨이파크 인근에 세워져 있는 베네수엘라 석유정제기업 ‘시트고’의 대형 광고판.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네수엘라가 갈수록 심화하는 경제난으로 그 동안 거의 유일하게 ‘달러 벌이’ 창구 역할을 해 왔던 석유정제기업 ‘시트고(Citgo)’마저 잃게 될 위기에 빠졌다. 미국에 위치한 시트고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잇단 경제 제재 속에서도 비교적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던 터라, 베네수엘라의 ‘문전옥답(門前沃畓ㆍ‘집 앞의 비옥한 논’이라는 뜻)’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받던 회사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 같은 진단이 나오는 배경에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주요 곳간이자 시트고의 모회사인 국영 원유기업 페데베사(Pdvsa)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Pdvsa의 채무는 600억달러(약 70조원)대에 달하는데,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하는 8억4,000만달러를 갚아야만 한다. 또 이와 별도로 2007년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계 석유업체 코노코필립스의 유전 프로젝트를 강제 국유화한 것과 관련, 국제중재재판소의 지난 4월 판결에 따라 다음달 말까지 5억달러의 1차 지급금을 코노코필립스에 건네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정부는 물론, Pdvsa의 국제 금융권 대출도 옥죄고 있어 현금 조달이 가능할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때문에 Pdvsa의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제3자의 시트고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 1986년과 1990년, 두 차례에 Pdvsa에 지분 전량이 인수되긴 했어도, 시트고는 미국 루이지애나ㆍ텍사스ㆍ일리노이 주 3곳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데다 미국인 직원 6,000여명을 고용하고 있어 여전히 ‘미국 브랜드’ 정체성이 강하다. 다른 석유업체나 사모펀드들이 시트고 지분 인수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이유다. 이 신문은 “채권자들이 (Pdvsa가 현재 보유한) 시트고 주식 50.1%에 해당하는 담보물의 처분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러시아가 시트고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다. 2년 전 시트코의 지주회사(시트고홀딩스) 지분 49.9%를 담보로 Pdvsa에 20억달러를 빌려준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가 권리를 주장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시트코가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마지막 ‘캐시 카우(현금 창출원)’라는 점이다. Pdvsa 이사회의 전직 멤버였던 구스타보 코로넬은 NYT에 “시트고의 상실은 Pdvsa의 숨통을 끊는 한 방”이라며 “Pdvsa와 마두로 정권이 받게 될 심리적 타격은 재앙 수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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