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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년을 기다렸는데, 볼리비아 태평양 진출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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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년을 기다렸는데, 볼리비아 태평양 진출 좌절

입력
2018.10.02 07:52
수정
2018.10.0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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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J 소송, 칠레 승리로 일단락

모랄레스 내년 재선 도전 암운

볼리비아 여성이 1일 라파즈에서 ICJ 승소 판결을 염원하며 볼리비아 국기와 태평양 진출을 의미하는 종이배가 그려진 현수막을 들고 시민들과 함께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라파즈=AP 연합뉴스
볼리비아 여성이 1일 라파즈에서 ICJ 승소 판결을 염원하며 볼리비아 국기와 태평양 진출을 의미하는 종이배가 그려진 현수막을 들고 시민들과 함께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라파즈=AP 연합뉴스

135년을 기다려 온 볼리비아의 태평양 진출 숙원이 끝내 좌절됐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1일(현지시간) 볼리비아가 요구해온 ‘태평양 접근 주권’ 협상에 대해 인접국인 칠레가 응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관 15명 가운데 12명의 칠레의 손을 들었다. ICJ는 “양국이 오랫동안 대화하면서 양해각서, 성명 등에 합의했지만 칠레는 협상에 임할 의무가 없다”며 “다만 이번 판결이 이웃국가의 선의에 따른 협상 재개를 막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ICJ는 볼리비아가 제기한 8가지 법적 근거를 기각했다.

볼리비아는 현재 사방이 육지에 둘러싸여 있지만 과거에는 달랐다. 페루와 연합군을 이뤄 1879∼1883년 칠레와 전쟁을 벌였다가 패배하면서 400㎞에 달하는 태평양 연안이 포함된 12만㎢의 영토를 빼앗겼고, 졸지에 바다와 단절된 내륙국이 됐다.

볼리비아는 이후 135년간 줄곧 해군을 유지하면서 이전 영토를 회복하겠다고 벼르며 칠레를 상대로 협상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칠레가 번번이 거부했고, 2013년 4월 볼리비아의 제소를 ICJ가 받아들이면서 국제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이 같은 악연으로 볼리비아와 칠레는 1978년 이래 대사관을 철수하며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한 상태다.

내년 재선을 앞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이번 판결을 앞두고 여론을 결집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일단 기세가 꺾였다. 그는 ICJ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날아가 현장에서 판결을 지켜보며 재판부의 주문을 메모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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