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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실업률 떨어지는데... 한국만 '고용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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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실업률 떨어지는데... 한국만 '고용 역주행'

입력
2018.09.30 15:09
수정
2018.09.30 21: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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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시내 한 대학 채용정보 게시판에 관련 자료가 붙어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서울 시내 한 대학 채용정보 게시판에 관련 자료가 붙어 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 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합뉴스

최근 글로벌 고용 훈풍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실업률이 대부분 떨어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만 유독 고용 역주행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며 한미 실업률 격차는 0.1%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한국은 경제성장률과 금리에 이어 고용지표마저 덩치가 12배나 큰 미국에 역전 당할 처지다.

30일 OECD 등에 따르면 2분기(4~6월) 한국의 실업률은 1년 전과 같은 3.8%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실업률은 0.4%포인트 감소한 3.9%로 개선됐다. 이는 1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실업률 격차는 0.1%포인트까지 좁혀졌다. 1998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한국의 15~24세 실업률은 이미 2016년 미국을 넘어선 뒤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2분기 한국의 15~24세 실업률은 10.2%로, 미국(8.7%)보다 1.5%포인트나 높았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고용 역주행은 두드러진다. 2분기 OECD 국가의 평균 실업률은 5.3%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나 감소했다. OECD 국가의 평균 실업률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8%대까지 치솟은 후 매년 개선되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한국과 OECD간 실업률 격차도 1.5%포인트로 줄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좁혀졌다. 한국 경제는 글로벌 고용 ‘훈풍’ 흐름에서 완전히 비껴서 있는 셈이다.

OECD 회원국 실업률/ 강준구 기자
OECD 회원국 실업률/ 강준구 기자

이미 금리와 성장률에서 한국은 미국에 추월당했다. 2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ㆍ계절조정)은 전 분기보다 0.6%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미국은 1.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엔 한국의 성장률이 1.0%로 미국(0.5%)보다 높았는데 역전 당한 셈이다. 연간 성장률도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최근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8%에서 3.1%로 높인 반면,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낮췄다. 양국 중앙은행 전망이 현실화하면 한국과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015년 이후 3년 만에 역전된다. 한미 성장률이 역전된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한국 -5.5%, 미국 4.5%)이나 2015년(한국 2.8%, 미국 2.9%) 정도에 불과했다.

미국 연준이 최근 기준금리를 올리며 한국(연 1.50%)과 미국(연 2.00~2.25%)의 정책금리 격차도 0.75%포인트로 커졌다. 연준이 12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금리 역전 폭은 연말 1%포인트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내년에도 이 같은 한미 경제 역전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내년 우리나라가 2.6%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다. LG경제연구원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한 상태다. 두 기관 모두 지난해 31만명에 달하던 월별 평균 취업자 증가 폭이 올해 10만명(정부 예상 18만명) 수준으로 추락하고, 내년에도 12만명 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ㆍ자동차 등 제조업 구조조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 동안 성장을 견인해온 반도체발(發) 수출ㆍ투자 확대흐름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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