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트럼프 불평에도 美주정부들 잇따라 ‘한국산 진단키트’ 공수

알림

트럼프 불평에도 美주정부들 잇따라 ‘한국산 진단키트’ 공수

입력
2020.04.23 19:30
0 0
지난 18일 한국에서 수입한 코로나19 진단키트 물량의 도착을 맞기 위해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나간 래리 호건(오른쪽)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와 그의 아내 유미 호건 여사. 연합뉴스
지난 18일 한국에서 수입한 코로나19 진단키트 물량의 도착을 맞기 위해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나간 래리 호건(오른쪽)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와 그의 아내 유미 호건 여사. 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州)에 이어 콜로라도주도 한국산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를 대량 구매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에서 50만회 분량의 진단키트를 공수한 ‘한국 사위’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지사를 향해 “한국에 접촉할 필요가 없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지만, 검사 확대 필요성이 큰 주정부들 사이에선 한국산 키트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콜로라도 출신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의원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10만회 이상의 검사를 할 수 있는 진단키트가 곧 한국에서 콜로라도로 도착한다”면서 “내가 확보를 도왔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나는 우리의 지속적인 우정에 감사한다”고 썼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인 그는 미 의회 내 대표적인 지한파로 꼽힌다.

가드너 의원 측은 별도 보도자료에서 “한국 및 재러드 폴리스 주지사와 긴밀한 협력이 있었다”면서 “주 전체가 한국의 모든 친구에 감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실은 가드너 의원이 콜로라도주와 한국 공급자들을 연결시키고 구매ㆍ조달 과정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계 아내를 둔 공화당 소속 호건 주지사도 50만회 분량의 진단키트를 한국에서 공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아내 유미 호건 여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건 주지사는 “메릴랜드는 한국 국민들에게 엄청난 빚을 졌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처럼 미국 주정부들이 한국산 진단키트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건 본격적인 경제활동 재개를 앞둔 상황에서 미리 충분한 진단 능력을 확보해 놓아야 2차 대유행을 막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 때문이다. 미 듀크대 마크 매클레란 보건정책센터 소장은 15일 뉴욕타임스(NYT)에 “소규모 감염을 조기에 발견하고 확산을 차단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진단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 주에 대한 연방정부의 진단키트 지원은 턱 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보건당국의 진단 역량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검사 능력 사용은 각 주정부에 달렸다”면서 사실상 책임을 떠넘겼다. 이에 같은 날 미국에서 코로나 상황이 가장 심각한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연방정부가) 각 주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은 많지만 지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메릴랜드의 한국산 진단키트 확보 소식이 알려지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먼저 연락했다면 비용을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되레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이튿날 호건 주지사는 한 방송에 출연해 “(한국산 진단키트 구매는) 정확히 대통령이 주지사들에게 하라고 했던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쿠오모 주지사도 호건 주지사의 노력을 “창의적이고 현명한 발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쿠오모 주지사는 “진단키트 구입은 주정부가 아닌 연방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산 진단키트’는 세계 각국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한국산 진단키트는 106개국에 1억5,670만2,000달러(약1,926억원)어치가 수출됐다. 브라질이 1,924만달러(12.3%)로 가장 많았고, 미국 1,559만달러(9.9%), 이탈리아 1,488만달러(9.5%), 폴란드 953만달러(6.1%), 인도 869만달러(5.5%) 등의 순이었다. 106개국에 이른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