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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꼬마

입력
2018.11.04 18:0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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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방송에서 어린이를 부를 때 하대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뉴스에서 휴일에 어린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개구쟁이들도 휴일을 맘껏 즐겼습니다.”라고 표현하거나 진행자가 어린이 출연자에게 “꼬마 친구는 꿈이 뭐예요?”, “우리 꼬맹이들 아주 잘했어요.”라고 말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는 어린이를 친근하게 대할 목적으로 한 말이지만 방송에서는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다. ‘개구쟁이’의 사전적 의미는 심하고 짓궂게 장난을 하는 아이이고, ‘꼬마’는 어린아이를 귀엽게 이르거나 키가 작은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며, ‘꼬맹이’는 꼬마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어른들이 낮잡아 말해도 되는 종속물이 아니라 존중 받아야 할 인격체이다. 따라서 방송과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어린아이를 대접하거나 격식을 갖추어 이르는 말’의 의미를 가진 ‘어린이’라고 불러야 한다.

‘꼬마’라는 말은 20세기 이전의 문헌에서 확인되지 않아 유래가 분명하지 않은데, 국립국어원의 ‘국어 어휘 역사 자료’에 따르면 꼬마의 어원과 관련해 어머니를 부르며 우는 아이를 뜻하는 ‘곡마아(哭媽兒)’에서 왔다는 설과 팽이를 뜻하는 일본어 ‘고마(こま)’에서 왔다는 설, 첩(妾)을 뜻하는 중세국어 ‘고마’에서 왔다는 설 등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첩은 본처에 비해 나이가 어려 키가 작게 마련이어서 나이가 어리거나 키가 작은 ‘고마’의 특성이 강조되어 그런 특성을 지니는 일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고 그것이 지금의 ‘꼬마’가 되었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 있다고 한다.

지금도 꼬마는 키가 작은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어린이를 꼬마나 꼬맹이로 부르는 것을 삼가야겠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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