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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왜 뜨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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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왜 뜨겁나

입력
2016.06.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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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투자만 10조… 황금알 낳는 거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992년 부산시가 포화 상태인 김해공항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도시기본계획을 내놓으면서 처음 제기된 영남권 신공항 논의가 본격화된 건 10년 전.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지시로 신공항 건설이 검토됐고, 이듬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유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영남권은 일촉즉발 분열 위기에 놓였고, 이 전 대통령은 결국 2011년 백지화를 선언하며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부산(가덕도)과 대구(밀양)로 첨예하게 이해가 엇갈린 상황에서 어느 쪽 손을 들어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지만,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김해공항 포화 시점이 2027년으로 조사(국토연구원)됐고, 청사 증축 등을 통해 이 시점을 2030년 이후로 늦출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으로 다시 살아난 신공항 논의는 2014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이 내놓은 ‘영남지역 항공 수요조사 연구용역’ 결과를 통해 힘이 실렸다. 연평균 4.7%씩 항공수요가 증가해 2023년(이용객 1,678만명)이면 포화상태에 이른다는 새로운 조사결과가 나온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저비용 항공사가 활성화되면서 항공수요 자체가 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메르스 발생에도 불구하고 김해공항 이용객은 개항이래 최대(1,233만명)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김해공항 포화 시점은 이 보다 더 단축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공항 건설이 시급하다면 차라리 김해공항을 확장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실효성이 떨어진다. 2009년 국토연구원과 부산시 등에서 검토한 결과를 보면 현재 김해공항 활주로(2,743m, 3,200m)를 300석 이상 대형 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길이 3,800m이상으로 늘리기 위해선 공항 남쪽으로 동서를 가로지르는 남해고속국도 지선 900m구간을 지하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 활주로를 시계방향으로 30도 정도 틀어 교차로 활주로 2개를 신설해야 한다. 이럴 경우 문제는 소음피해 권역이 10배(700여가구→7,000여가구)이상 늘어나고, 신어산(650m) 금동산(410m) 돗대산(380m) 등 공항 인근 산을 절개해야 한다. 공사비만 신공항 건설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김해공항 내 공군기지는 최대 난제가 될 수 있다. 이전 시 이착륙 용량을 30%정도 확대할 수 있어 항공수요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만 군 작전상 문제와 대체부지 마련 등의 추가적인 사안을 검토해야 해 결정이 쉽지 않다.

신공항이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는 건 막대한 경제 효과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유치에 목을 매고 있는 지자체들은 ‘신공항=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등식화한다. 신공항 건설에 10조원 가량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지역경제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대구경북연구원과 부산발전연구원이 과거 유치 경쟁을 펼치며 분석한 경제적 효과만 보더라도 직ㆍ간접적 고용유발효과 16만~26만명, 생산유발효과 12조~17조원, 임금유발효과 연간 2조~3조원 등에 달한다. 실제 신공항이 들어선 이후 해당지역의 발전 효과까지 감안하면 실제 경제적 파급은 이보다 훨씬 클 거라는 게 지자체들의 생각이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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