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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문화 청소년의 性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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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문화 청소년의 性이 불안하다

입력
2015.05.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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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관계 경험 11%, 일반 청소년 3배

결혼이주여성 자녀 성교육 어려움 탓

아이들 이른 나이에 성적 노출

낙태 등 성문제 막을 성교육 시급

다문화 가정의 자녀 10명 중 1명은 10대 청소년 시기 이성과 성관계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가정 청소년들보다 3배 가량 높은 것인데, 성 지식이 부족한데다 한국어에 서툰 결혼이주여성이 자녀의 성교육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른 성 경험은 임신과 낙태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남수정 전주대 가정교육과 교수가 한국가정과교육학회지 최근호에 게재한 ‘일반 청소년들과 다문화 청소년들의 성 관련 경험 차이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 청소년이 이성과 성 관계를 가진 비율은 11.1%로 일반 청소년(4.2%)에 비해 크게 높았다. 연구는 2011년 전국 800개 중고교의 학생 7만5,6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이성과의 키스 및 애무’ 경험을 한 다문화 청소년 비율도 18.9%로 일반 청소년(16.2%)보다 높았다. ‘동성과의 성 관계’ 경험은 9.9%로 일반 청소년(0.9%)보다 열배 가까이 많았고, ‘동성간의 키스 및 애무’도 9.5%로 일반 청소년(1.3%)을 크게 웃도는 등 전반적인 성 경험이 월등히 높았다.

다문화가정은 주로 어머니가 결혼이주여성인 경우가 많은데 ▦어린 나이의 출산ㆍ육아 경험 ▦성 지식 습득 기회 부족 ▦서툰 한국어 등으로 자녀들에게 충분한 성 교육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또 사회적 약자인 다문화 청소년들이 성적 착취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남수정 교수는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왕따나 차별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사회적 약자인 이들이 성적 피해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성 교육을 받은 다문화 청소년의 성 경험 지수는 0.432점으로 성교육을 받지 않은 청소년(0.923점)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 경험 지수가 높을수록 성 경험이 많다는 의미인데, 적절한 성 교육이 다문화 청소년의 성 경험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또 다문화 가정 아버지의 학력이 중졸 이상인 경우 자녀들의 성 경험 지수는 0.563점으로 중졸 이하인 경우(0.791점)보다 낮았다. 아버지의 학력이 높을수록 자녀 교육에 적극 참여한다는 점에서, 다문화 가정에서도 아버지들이 성 교육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수정 교수는 “성과 피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성 관계는 청소년 임신과 낙태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문화 가정 2세들이 건전한 성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성교육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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