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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대립 갈수록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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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대립 갈수록 격화

입력
2017.02.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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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위터에 “이란이 불장난”

이란은 “허튼 짓 하면 미사일 쏴”

비핵화협약 붕괴 우려 확산되자

유엔 “아직 핵합의 위반 안 했다”

美, 이란의 시아파 반군 지원 비난

英언론 “대이란 봉쇄정책 출발점”

마이클 플린(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APㆍ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이클 플린(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APㆍ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출신 입국금지 명령과 이란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계기로 촉발된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점점 격렬해지고 있다. 미국의 이란 관련 개인ㆍ기업 경제제재에 이란이 보복 제재를 예고했고 양국의 주요인사 입에서도 날 선 발언이 오갔다. 트럼프 정부가 경제제재를 계기로 이란을 본격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란 외교부는 4일(현지시간) 공식성명에서 미국 재무부가 전날 이란 관련 개인ㆍ기업에 제재를 가한 것과 관련, “맞대응으로 극단주의 테러와 연관성이 있는 미국 측의 개인ㆍ기업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미 재무부는 이란ㆍ레바논ㆍ중국 등 출신인 개인 13명과 단체 12개가 이란 미사일 발사에 연루됐다며 제재를 단행하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은 대응성명에서 “자주국방을 강화하는 데 미국의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다”면서 “외부의 제재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의 전쟁’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일 재무부의 제재 발표 직전 트위터로 “이란은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 이어 4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이란을 “가장 거대한 단일 테러지원국”이라고 부르며 “당장 중동에 미군 배치를 늘리지는 않겠지만 세계가 이란의 행보를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에 이란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는 미사일까지 투입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벌이며 힘을 과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혁명수비대 공군사령관은 “적들이 조금이라도 허튼 짓을 한다면 당장 우리의 미사일이 그들의 머리 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양측 충돌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대로 2015년 서구 주요국가와 이란이 맺었던 비핵화협약을 붕괴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유엔은 아직 이란이 핵합의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미국 외 4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다른 합의 당사국도 협약 파기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공화당 중추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3일 NBC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나는 당시 협상에는 반대했지만 이미 다자간 합의된 사항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협상 존속에 무게를 뒀다.

대신 트럼프 행정부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같은 시아파 반군ㆍ테러집단과 묶어 견제하려는 복안을 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일 이란을 가리켜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을 지원했으며 이것이 유엔결의안 위반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와 맥락이 닿는다. 예멘 내전은 미국의 동맹국이자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정부측과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 사이 전쟁으로 사실상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란은 시리아 정부군 지원을 위해 미국이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레바논의 무장집단 헤즈볼라를 동원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의 이번 제재가 트럼프의 대이란 봉쇄정책을 예고하는 “상징적 출발점”이라며 핵협상을 깨는 부담을 지기보다는 이란의 강력한 우방인 러시아와 가까워지면서 이란을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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