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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유성엽 의원, 비판기사 쓴 기자에 “쓰레기”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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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유성엽 의원, 비판기사 쓴 기자에 “쓰레기” 막말

입력
2015.03.1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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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이완구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왼쪽) 의원이 질의하고 있는 모습. 국회방송 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달 이완구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왼쪽) 의원이 질의하고 있는 모습. 국회방송 유튜브 화면 캡처.

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당위원장인 유성엽 의원이 전북도당과 자신에 대해 비판기사를 쓴 지역신문 여기자에게 ‘쓰레기’라고 막말을 퍼부어 논란이 번지고 있다. 이완구 총리의 인사청문회 당시 이 총리의 언론관을 문제삼았던 당사자가 정작 자신을 향한 언론의 비판에는 지극히 감정적인 대응으로 일관한 것이다.

유 의원은 지난 12일 전북지역 한 일간지에 실린 ‘새정치 전북도당 정체성 논란’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한 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그런데 쓰레기는? 가지가지 아닐까?”라는 글을 올렸다. 개인 계정이라고는 하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사실상의 공개적인 공간에서 해당 기사를 쓴 여기자를 ‘쓰레기’라고 비난한 것이다. (유성엽 의원 페이스북▶ 게시물 보기)

유 의원의 페이스북을 방문한 일부 측근들 중에는 이 여기자를 향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특히 정진숙 전 도 의원은 기사를 작성한 여기자가 셋째 아이 출산한 뒤 취재현장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실을 염두에 둔 듯 “아직 셋째 산후조리가 말끔히 안된 듯하다”는 막말을 하기도 했다.

기자들을 향한 유 의원의 비난과 막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새누리당 전북도당이 이튿날 “입에 맞지 않은 기사를 쓴 기자에게 ‘쓰레기’라고 매도하더니 그를 따르는 한 정치인은 해당 기자에게 성희롱 발언까지 쏟아냈다”고 비판 논평을 내고, 일부 지역신문이 이를 인용해 전날 쓰레기 발언을 비판적으로 보도하자 유 의원은 또 다시 쓰레기라는 동원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사실도 아닌 것을 단정적으로 소설을 쓴 쓰레기 같은 기자나 또 이것을 논평한 한심한 사람이나 태풍이 몰아쳐 쓸어버려야 세상이 좀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이 애초 문제삼은 기사는 새정치연합 전북도당이 정동영 전 상임고문의 탈당과 관련해 비판논평 한 번 없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과 관련, 유 의원과 도당 상근당직자 등이 정 전 고문과 가깝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담았다. 또 유 의원이 올 초 도당위원장에 당선된 뒤 문재인 대표와는 거리가 있는 행보를 보이면서 중앙당과의 갈등 및 내년 총선에서의 혼란을 우려했다. 전북지역 한 의원은 “솔직히 나도 도당 차원에서 정 전 고문에 대해 왜 쓴소리 한 번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혀를 찼다.

그런데 유 의원은 이 기사와 관련, 작성자인 여기자에게 단 한 차례도 항의를 하지 않았고 정정보도 요청이나 언론중재위 제소 등의 절차를 전혀 밟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공개된 공간에서 감정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유 의원은 도당위원장 자격으로 기자간담회를 하는 자리에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쓴 기자가 참석하지 못하도록 해당 언론사에 기자 교체를 요구하자고 동료의원들에게 제안했다가 면박을 당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과 전북도당의 정체성 논란 기사를 작성했던 여기자는 19일 “청문회에서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이 총리의 언론관을 문제삼았던 유 의원한테서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인신공격과 수모를 당하고 보니 기자를 계속 해야 하나 싶은 생각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유 의원은 해외체류중이던 지난 17일 한 인터넷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쓰레기라는 표현이 과도해보일지 모르지만 분명히 잘못된 기사는 바로잡아야 한다”며 “돌아가면 언론중재위 제소를 비롯해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의 막말 논란을 접한 한 전북지역 의원은 “도당위원장 경선 때부터 너무 욕심을 부린다 싶더니 결국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중앙당 핵심당직자도 “혹시라도 수도권에서 이런 일이 불거졌으면 곧바로 4ㆍ29 재보선과 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도당위원장 자리를 무겁게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허위사실을 단정적으로 기사화한 것, 그런 기사가 나오게 된 배경과 경위에 대한 제 나름의 추측을 믿기 때문에 ‘쓰레기’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한 뒤 “아직도 못 알아듣는 것을 보면 이해력이 부족하거나 너무 뻔뻔하다”며 또 다시 해당 여기자에 대해 인신공격성 막말을 퍼부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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