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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까지 이어진 ‘강남역 묻지마 살인’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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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까지 이어진 ‘강남역 묻지마 살인’ 추모 물결

입력
2016.05.2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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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자 여성을 추모하는 추모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침묵의 추모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서울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피해자 여성을 추모하는 추모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침묵의 추모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서울 강남역 인근의 한 노래방 화장실에서 살해당한 20대 여성을 추모하는 열기는 주말에도 이어졌다.

21일 오후5시 강남역 인근은 피해자 A(23·여)씨를 추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초 집회를 주도한 인터넷 커뮤니티 ‘강남역 추모집회’는 이날 100여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실제 모인 인원은 400여명에 달했다.

오후 5시쯤 흰 우의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흰 국화를 들고 강남역 10번 출구 앞 공터에 모인 이들은 공터를 출발, 사건 발생 장소인 노래방 건물까지 1시간30분에 걸쳐 두 바퀴 가량 돌며 침묵의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행진을 진행하다 사고 현장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5분간 묵념을 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고 추모의 글을 적은 포스트잇을 지하철 출구 앞에 붙이기도 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김아영(26)씨는 행진에 앞서 “이 사건이 더욱 아픈 이유는 남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그날 현장에 있었다면 피해자가 그 분이 아닌 내가 될 수 있던 일”이라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성범죄와 살인의 대상이 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소예선(22)씨는 “단순히 한 정신병자의 행동이 아닌 사회적 약자인 여성 혐오가 표출된 것”이라며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남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도 ‘무슨 일이냐’며 관심을 갖거나 포스트잇에 함께 추모의 글을 적는 등 동참했고 짧은 묵념으로 고인을 애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추모현장 한 편에서는 이번 사건을 여성혐오로 보는 것이 잘못됐다며 항의하는 일부 시민들과 추모객 사이 갈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몇몇 남성은 이날 추모 현장에 ‘증오는 추모가 될 수 없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나타나 “정신병력을 가진 한 개인이 벌인 살인사건을 여성 혐오 범죄로 보고 모든 남성을 살인자 취급하는 시선이 불편하다”고 주장했고, 이에 추모객들은 “일베충이냐”며 맞서기도 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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