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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금호아트홀 연주자들이 청바지로 무대 오른 사연

입력
2016.04.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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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왼쪽부터), 피아니스트 박종해, 첼리스트 이정란, 비올리스트 이한나가 말러 피아노 사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연주장 근처 화재로 리허설 복장 그대로 입고 무대에 올랐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왼쪽부터), 피아니스트 박종해, 첼리스트 이정란, 비올리스트 이한나가 말러 피아노 사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연주장 근처 화재로 리허설 복장 그대로 입고 무대에 올랐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28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트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 공연이 주변 화재로 근처 문호아트홀에서 열리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드레스와 턱시도 등 무대복을 보관하고 있던 대기실에도 화재 연기가 들어와 연주자들이 리허설에서 입었던 청바지를 그대로 입고 무대 오르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박선희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음악사업팀장은 이날 공연 직전 무대에 올라 “저녁 6시 50분경 금호아트홀과 새문안교회 공사현장 사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10분 만에 꺼졌지만, 화재가 건물 공조기 근처에서 발생해 연기가 연주홀 전체에 퍼졌다. 공연을 그대로 진행할 수 없다”며 “관객들께 티켓 가격의 110%를 환불하고, 대신 문호아트홀로 바꿔 무료공연으로 연주회를 연다”고 말했다.

금호영재 출신인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김재영, 비올리스트 이한나, 첼리스트 이정란,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2007년 창단한 금호솔로이스츠는 이날 공연 2시간 전 처음으로 공개 리허설을 가졌다.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리허설에 기악 전공생을 비롯해 30여명이 참가해 호황을 이뤘다. 화재는 리허설이 끝난 직후 발생했다.

공개 리허설을 위해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맞춰 입었던 연주자들은 리허설 복장 그대로 무대에 올랐다. 1부에서 부르크너 현악 사중주와 말러 피아노 사중주, 2부에서 리하르트 스트라우스 피아노 사중주를 연주한 이들은 다섯 차례 커튼콜 후 슈만의 피아노협주곡 3악장까지 밀도 높은 연주를 선보였다. 화재로 일부 관객이 발길을 돌렸지만, 관객 60여명은 문호아트홀에 남아 연주를 감상했고, 피아니스트 손열음 씨도 응원 차 공연장을 깜짝 방문했다.

연주자들은 공연이 모두 끝나자 비로소 안도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씨는 “처음에는 약간 당황하고 예정된 공연을 못 할까봐 걱정했는데, 다른 공간에서라도 관객들을 만날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이정란 씨는 “준비한 것을 끝까지 다 보여드리고 싶어서, 오히려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연주했다. 끝까지 함께해주신 관객들께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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