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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내 편' 만들기"… 시진핑 '확실한 목표' 들고 마크롱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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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내 편' 만들기"… 시진핑 '확실한 목표' 들고 마크롱 만났다

입력
2024.05.06 20: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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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프랑스 시작, 엿새간 유럽 순방
강화하는 유럽의 '중국 압박'에 균열 낼 각오
'미국에서 벗어나자' 프랑스와 이해관계 맞아

지난해 4월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통신 연합뉴스

지난해 4월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신화통신 연합뉴스

'유럽 속 내 편 만들기'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시간) 유럽 순방에 돌입했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세르비아, 헝가리를 엿새에 걸쳐 방문하는 일정이다. 시 주석이 유럽 땅을 밟는 건 2019년 3월 이후 5년 만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유럽은 중국 주요 산업에 불이익을 주는 것을 전제로 한 고강도 조사에 착수하는 등 대(對)중국 압박을 높여가고 있다. 시 주석이 '미국이 주창하는 중국 견제 모드에서 벗어나 유럽의 독자적 노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프랑스를 첫 순방지로 택한 배경이다.

시진핑, 5일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 시작

프랑스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저녁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사흘간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수행한다. 시 주석의 프랑스 방문은 프랑스·중국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이뤄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의 6일 일정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및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의 3자 회담, 마크롱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 순으로 진행된다.

시 주석의 프랑스 방문은 중국에 대한 EU의 견제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EU는 지난해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및 억제)을 대중국 전략으로 택한 뒤 EU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 및 친환경 에너지 관련 제품이 중국의 과도한 지원을 등에 업고 불공정 거래를 야기하고 있는지 고강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부터는 EU에서 생산된 의료기기가 중국 공공조달 시장에서 차별받고 있는지 여부도 조사하기 시작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유 지에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유럽과의 관계가 미국과의 관계처럼 악화하도록 놔두지 않는 동시에 EU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할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시진핑(왼쪽 두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5일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해 가브리엘 아탈(오른쪽 두 번째) 프랑스 총리의 영접을 받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부터 사흘간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파리=AFP 연합뉴스

시진핑(왼쪽 두 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5일 프랑스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해 가브리엘 아탈(오른쪽 두 번째) 프랑스 총리의 영접을 받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부터 사흘간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파리=AFP 연합뉴스


'중국 견제' 막으려는 시진핑, 이를 견제하는 EU

프랑스는 "유럽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며 세계 모든 지역과 대화할 수 있다"(마크롱 대통령)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중국과 이해관계가 맞는 측면이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 주석 방문을 앞두고 프랑스 라트리뷴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유럽의 일부 지도자는 여전히 중국을 '기회의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오는 7월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을 계기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완화하는 데 중국이 모종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반면 EU는 양국의 만남 자체를 경계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시 주석이 프랑스에 도착한 후 "우리(EU)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매우 냉철히 판단하고 있으며 (시장에서의) 경쟁이 공정하고 왜곡되지 않도록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프랑스 AFP통신은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 견제'를 위해 지난해 4월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도 동행했다.

'친중국' 헝가리, 세르비아 방문... 엿새간 바쁜 행보

시 주석이 헝가리, 세르비아를 순방지로 택한 것도 유럽의 중국 견제 기조에 균열을 내는 데 순방 목적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EU 회원국인 헝가리와 후보국인 세르비아는 서방의 대중국 견제 강화 움직임 속에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로 분류된다.

헝가리는 EU 회원국 중 가장 먼저 중국과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육상·해상으로 연결하겠다는 중국의 구상)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기업의 헝가리 내 외국인 직접 투자 누적액은 올해 말까지 300억 유로(약 44조 원)로 추산되는 등 경제 교류도 눈에 띄게 확대됐다. 시 주석의 세르비아 방문일(7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의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이 폭격당한 사건 25주년이라는 점에서 시 주석이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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