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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민생 고리로 소통 첫발… 합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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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민생 고리로 소통 첫발… 합의는 없었다

입력
2024.04.30 04:30
수정
2024.04.30 06:4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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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 종료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오른쪽)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 종료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29일 영수회담을 가졌다. 민생 이슈를 고리로 소통과 협치의 첫발을 뗐다.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 필요성에 공감하고 향후 만남을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합의는 없었고 주요 현안을 둘러싼 입장 차만 드러났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여야 대립이 격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회담 후 이 대표는 "답답하고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당초 예상한 60분을 훌쩍 넘긴 135분간 만났다. 양측은 사전 의제를 조율하지 않았지만 이 대표가 △총선 민심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 △채 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용 등을 A4용지에 미리 적어와 읽는 방식으로 포문을 열면서 그에 맞춰 대화가 오갔다.

의료개혁의 방향성은 양측이 공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께서 결단하셔서 시작한 의료개혁은 정말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며 “우리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양측이 총론적,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이 있다”며 성과로 꼽았다.

아울러 소통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 종종 만나기로 했다”면서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회동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거론했지만,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활용하자”고 해 뉘앙스가 달랐다.

각론에서는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 대표는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필요성을 언급하며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지만, 윤 대통령은 “물가와 금리, 재정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지금 상황에선 어려운 분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응수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대해 이 대표가 “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해주면 참으로 좋겠다”고 강조하자 윤 대통령은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민간조사위에서 영장청구권을 갖는 등의 문제가 있기에 이런 부분을 해소하고 다시 논의하면 좋겠다”고 맞받아쳤다.

이 대표는 작심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행정권력으로 국회와 야당을 혹여라도 굴복시키려 하시면 성공적인 국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며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 등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외교 기조와 관련 “가치 중심의 진영 외교만으로는 국익도 국가도 지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한덕수 총리 후임 인선을 포함한 향후 정국 구상은 회담 테이블에서 밀렸다. 다만 민정수석실 필요성이 거론됐다.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을 하다 보니 민심 정보, 정책이 현장에서 이뤄질 때 어떤 문제점과 개선점이 있을지에 대한 정보가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 “김대중 정부에서도 민정수석실을 없앴다가 나중에 2년 뒤에 다시 만들었는데 왜 그런 판단을 하셨는지 이제 조금 이해 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회담 결과에 대해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첫 만남은 열린회담이었다"면서 "야구로치면 퀄리티 스타트"라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실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하다"면서 "민생회복과 국정기조 전환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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