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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충돌의 후폭풍

입력
2024.04.30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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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시리아 구조대가 1일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파괴된 다마스쿠스 이란영사관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AP 뉴시스

시리아 구조대가 1일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파괴된 다마스쿠스 이란영사관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AP 뉴시스

최근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시작된 이란과 이스라엘의 맞대응성(tit-for-tat) 보복전은 일촉즉발 전면전 위기를 초래했다.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최초로 공격했고, 이스라엘은 이스파한을 재보복했다. 다행히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중동 정세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 대리자들에 의한 '그림자 전쟁'을 강화할 수 있다.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이라크의 인민동원군(PMF) 등을 통해 이스라엘과 대리전을 수행해 왔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이란을 대리자들을 이끄는 '저항의 축'의 핵심으로 간주한다. 양국 대리전 양상은 이번 일을 겪으며 더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이란 내 핵무장론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이란은 보복전을 통해 추가적인 대이스라엘 억지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아이들 장난감 놀이 수준'으로 평가절하했지만, 이스라엘이 마음만 먹으면 방공망을 뚫고 이란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또 미국과 공조한 이스라엘군은 이란 미사일과 드론의 99%를 요격했다.

따라서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의 위협에 대비한 핵 억지력 확보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되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바이든과 달리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세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려 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이번 사태가 향후 이란 내 핵무장론에 더 큰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셋째, 중동에서의 미중 경쟁 구도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자전쟁 상황에서 중국은 팔레스타인 측을 지지해 왔고, 이번 보복전에서도 이란의 손을 들어주었다. 베이징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자위권 행사라는 측면을 강조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공격에 위협을 느끼며, 이스라엘의 방어를 돕고자 했다. 미국은 걸프 국가들의 행보를 유심히 관찰하며, 이번 보복전이 걸프에서의 미중 경쟁 구도에 유리하게 작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중국이 이란 편을 듦으로써 미국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걸프 국가들이 안보를 위해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길 원한다. 중동의 강국, 이란과 이스라엘의 보복전이 중동 정세에 미칠 영향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김강석 한국외대 아랍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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