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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빡임, 코 찡긋거림, 헛기침…" 틱장애, 10여 년간 2배 이상 급증

입력
2024.02.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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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2003~2020년 틱장애 발생률 분석 결과

자녀가 틱 장애가 있으면 편안히 해주고 지켜보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되 빈도ㆍ강도가 심해지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자녀가 틱 장애가 있으면 편안히 해주고 지켜보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되 빈도ㆍ강도가 심해지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틱장애 환자가 10여 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15~2020년 ‘성인 틱장애’ 발생률이 급증했으며, 2020년 틱장애 진단 환자 10명 중 4명은 성인이었다.

홍순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김수진 임상강사) 및 김미숙 의생명연구원 연구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 DB를 바탕으로 2003~2020년 틱장애의 연령군별 발생률 및 임상역학적 특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다.

소아·청소년에게 흔히 나타나는 ‘틱장애’는 특별한 원인 없이 이상 행동이나 소리를 빠르게 반복하는 신경발달장애다.

눈 깜빡임, 코 찡긋거림, 헛기침 소리 등이 대표 증상이다. 국내 2~19세 유병률은 1,000명당 2.6명이며, 20세 이상 틱장애 유병률은 0.008~0.024%에 그친다.

특정 질병의 발생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한 시점에서 질병 보유자의 비율을 뜻하는 ‘유병률’이 아닌, 일정 기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를 뜻하는 ‘발생률’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틱장애 발생률을 분석한 연구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드물었다.

연구팀은 2003~2020년 틱장애로 새로 진단된 23만5,849명을 △소아·청소년(0~19세) △성인(20세 이상)으로 구분해 연간 틱장애 발생률 및 발생 건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전체 10만 명당 틱장애 발생률은 2003년 17.5명에서 2020년 4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발생률 증가 폭은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이 성인보다 컸다.

2003~2020년 소아청소년 및 20~30대 성인의 틱장애 발생률 비교. 서울대병원 제공

2003~2020년 소아청소년 및 20~30대 성인의 틱장애 발생률 비교. 서울대병원 제공

반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달랐다. 이 기간 소아·청소년 틱장애 발생률은 1.5배 증가했으나, 성인은 3배가량 증가 폭이 더 컸다. 특히 20~30대 성인은 발생률이 5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또한 두 연령군의 사회인구학적 및 임상적 특성을 비교 분석해 다양한 차이를 확인했다.

특히 틱장애 진단 1년 전 ‘정신과적 기저 질환’ 발생률을 분석하자 소아·청소년 환자는 10명 중 2명 이상(약 26%)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동반하고 있었다. 성인 환자는 10명 중 4명 이상(43%)이 ‘우울증 또는 불안장애’를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 아니라 성별, 약물 종류, 약물 순응도 등에서도 두 연령군은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지난 10여 년간 틱장애 발생률이 2배 이상 증가한 원인으로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과거 ‘사회적 낙인’으로 여겨졌던 정신질환이 드라마 등 미디어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자주 노출되고, 그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내원 및 신규 진단 건수가 늘어난 것이 한 가지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순범 교수는 “틱장애는 주로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주목하는 질환이었으나, 최근 신규 틱장애 환자의 40% 이상은 성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뿐 아니라 연령에 따라 틱장애의 특성 및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일반 정신과 영역에서 ‘성인 틱장애’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선 적극적인 틱장애 검사 및 치료 방향을 수립하고, 관련 교육이 확대될 수 있도록 사회·제도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 IF 11.3)’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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