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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일으키는 뇌종양 '청신경초종',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하면 장기적으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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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일으키는 뇌종양 '청신경초종',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하면 장기적으로 효과

입력
2023.11.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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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감마나이프 수술 먼저 시행한 환자 106명 10년 넘게 추적 관찰 결과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귀 속에는 몸의 균형을 잡도록 도와주는 평형 기관(전정, 반고리관)이 있다. 귀의 평형 기관으로부터 감각을 수용하는 신경을 전정신경(前庭神經·vestibular nerve)이라고 한다.

전정신경을 둘러싼 평형 감각을 담당하는 슈반 세포에서 시작되는 양성 뇌종양이 ‘청신경초종(聽神經鞘腫·vestibular schwannoma)’이다. 청신경초종에 노출되면 청력 저하를 비롯해 이명, 어지럼증, 안면마비 등이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청신경초종은 드물게 유전으로 인해 양측성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한쪽에서만 발생하는 편측 청신경초종이 대부분이다.

편측 청신경초종 치료법은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종양 억제 효과가 우수하고 합병증도 잘 발생하지 않아 종양을 제거하는 외과 수술적 치료를 대신해 치료 건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고(高)에너지 방사선을 뇌 병변에 집중적으로 쪼여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외과적 수술 같은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정교한 비침습적 치료법이다. 각종 원발성·전이성 뇌종양, 뇌동정맥기형 등 뇌혈관 질환·삼차신경통·손떨림·뇌전증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 쓰인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제공

이런 가운데 편측 청신경초종 환자에게 이 같은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뇌종양 성장을 억제하고 부피를 줄이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박혜란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편측 청신경초종 진단 후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최초 치료로 시행한 환자의 장기 예후(치료 경과)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 편측 청신경초종 환자들의 장기 예후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 1997년 12월~2004년 12월 편측 청신경초종 진단 후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먼저 시행한 환자 106명의 최소한 10년 이상 장기 예후를 추적 관찰했다.

대상 환자 106명 중 남성이 48명, 여성이 58명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50세였다. 연구팀의 평균 추적 기간은 153개월이었으며, 평균 종양 부피는 3.68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종양 부피는 10.4%(11명)에서 증가했고, 25.5%(27명)에서 유지됐으며, 64.2%(68명)에서 감소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종양 성장을 예방했을 뿐만 아니라 종양 부피 축소를 점진적으로 유도해 방사선 치료 150개월 후 종양 부피가 60% 감소했다.

최초 진단 당시 56명의 환자는 ‘가드너 로버트슨(G-R) 척도 등급’을 기준으로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사회 적응 청력이 유지되고 있었다. 최종 추적 시점에 56명 중 28.6%(16명)은 동일한 G-R 척도 등급을 유지했으며 46.4%(26명)은 G-R 척도 등급이 떨어졌지만 사회 적응 청력을 여전히 유지했다.

또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 후 추적 기간 동안 안면 신경병증 및 3차신경병증 발병률은 각각 2.8%, 4.7%로 낮았다.

즉 청력 손실이 없거나 일부 유지되고 있는 편측 청신경초종 환자는 가능한 한 조기에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받으면 장기간 청력 보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백선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일반 수술적 치료 대신 비침습적인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로 편측 청신경초종 치료한 후 최소한 10년 이상 지난 환자의 종양 억제율, 청력 보전 정도, 뇌신경병증 합병증 등의 장기 예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박혜란 교수는 “크기가 작더라도 추적 검사만 하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높은 종양 성장 억제 및 청력 보전율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 저널인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백선하(왼쪽) 박혜란 교수

백선하(왼쪽) 박혜란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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