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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 작품 전시로 주민들 예술 갈증 ‘훌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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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 작품 전시로 주민들 예술 갈증 ‘훌훌’

입력
2019.10.14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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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풍행정 60] 서울 노원구ㆍ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지난 7월 2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북서울미술관에서 개막된 ‘한국 근현대 명화전’을 보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노원구 제공
지난 7월 2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북서울미술관에서 개막된 ‘한국 근현대 명화전’을 보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노원구 제공

서울 동북부 지역은 문화를 향유하기에 척박한 환경이다. 변변한 음악 공연장이나 미술 작품 전시 공간이 부족해 주민들이 예술의 감성을 접하려면 도심이나 강남까지 가야 했다.

문화 불모지인 이 지역에서 최근 일대 사건이 일어났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올해 7월 2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개최한 ’한국 근현대 명화전’이 대박을 터뜨린 것. 이 전시회에는 김환기, 천경자, 박수근 등 시민들에게 친숙한 화가들의 작품 73점이 전시됐다.

개막일부터 전시회를 보려는 시민들이 긴 줄을 서면서 흥행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전시 기간(월요일 휴관) 일 평균 관람객은 2,071명. 평소 북서울미술관 일 평균 관람객의 3배다. 총 관람객은 13만6,000명이었다. “집에서 멀리 가지 않고도 유명 작품을 만끽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전시 작품은 북서울미술관이 소장한 20여점에, 국립현대미술관과 대학 미술관, 사립 미술관 등에서 빌려 온 작품으로 구성됐다. 북서울미술관은 서울시립미술관의 분관으로 2013년 9월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둥지를 텄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회 안팎으로 꾸준히 전시회를 개최해 오는 중이다.

연간 58만~70만명의 관람객이 꾸준히 미술관을 찾았지만 노원구와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는 대중적 작품에 대한 갈증이 존재했다. 북서울미술관의 주 전시는 조각과 설치 미술 위주의 현대 미술이었다. 대담하고 번뜩이는 작품들이었지만 주민들의 시선에서는 선뜻 다가가기에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한국 근현대 명화전’ 전시회 개막 당일 오승록(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노원구청장과 주민들이 북서울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한국 근현대 명화전’ 전시회 개막 당일 오승록(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노원구청장과 주민들이 북서울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노원구 제공

더 대중적인 미술관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노원구와 북서울미술관은 오승록 노원구청장 취임 후인 지난해 8월 ‘한국 근현대 명화전’을 열기로 합의했다. 전시회 개최 전까지 긴밀한 협조 체계도 꾸렸다. 노원구는 주민 홍보를 전담했고 전시회 전날 음악회 개최로 분위기를 띄웠다. 북서울미술관은 작품 선정과 수집 등 전시회 실무를 책임졌다.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 리더인 RM(김남준·25)의 미술관 방문 영향도 흥행몰이에 일조했다. RM은 전시회 개막 일주일 뒤 북서울미술관을 방문해 김환기 화백의 작품 ‘영원한 노래’ 옆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이번 전시회의 성공은 노원구, 도봉구 등 서울 동북부와 의정부, 남양주 등 경기도 권역까지 320만명 시민들의 미술작품 관람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는 의미도 크다. 장주현 노원구 언론팀장은 “집 근처에서 문화예술 행사를 관람하고 싶다는 노원구와 인근 지역 주민들이 갈증이 고조된 시점에 친숙한 화가들의 작품을 대거 전시한 점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내년엔 더 큰 목표를 설정한 노원구와 북서울미술관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활발하다. 반 고흐, 샤갈 등 유럽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북서울미술관에 전시, ‘유럽의 명화전’으로 재탄생 시키기 위해서다. 두 기관은 현재 프랑스대사관, 미술 전문 기획사 등과 작품 대여에 필요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기혜경 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은 “한국 근현대 명화전의 인기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대중성을 담보하려는 노력을 더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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