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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핵화 협상 구도 ‘남북미 → 남북미중’ 변화에 적극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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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핵화 협상 구도 ‘남북미 → 남북미중’ 변화에 적극 대비해야

입력
2019.06.22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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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시진핑 “한반도 비핵화 적극 역할” 강조

비핵화 협상 남북미 구도에 中 가세 가능성

정부, 美中 갈등 속 치밀한 전략ᆞ외교력 절실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무개차를 타고 평양 금수산궁전으로 향하며 환영나온 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무개차를 타고 평양 금수산궁전으로 향하며 환영나온 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북한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평화협정 체결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남북미 3자 중심이었던 비핵화 논의가 4자 구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중 갈등 확산 시점에 정부의 치밀한 전략이 더 절실해졌다.

중국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ㆍ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돕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체제 안전을 보장하도록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과거 1년간 정세 긴장 완화를 위해 많은 조치를 했지만 미국의 호응이 없었다고 비판한 뒤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소통하고 협력해 새 진전을 거두겠다”고도 했다. 미국과의 협상 판은 깨지 않을 것임을 밝히면서 시 주석의 ‘중국 역할론’에 화답한 것이다.

북중 정상이 의기투합한 중국 역할론은 직접적으로는 평화협정 체결 등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줄곧 북핵 문제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협상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무역분쟁에서 시작된 미중 갈등은 안보ㆍ군사 분야로 확산됐다. 경제 우선주의를 표방한 김 위원장은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가 완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중 의존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고, 중국은 북한을 대미 압박카드로 활용하려는 태도다. 이는 한국의 중재ㆍ촉진자 역할 속에 북미 직접 대화로 진행돼 온 비핵화 협상전이 중국이 적극 가세하는 4자 구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현 시점에서 북중 관계 밀착이 비핵화 협상 및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긴 어렵다. 미중 모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지지하지만 양국 관계가 틀어진 상황에서 북한 문제는 힘겨루기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김 위원장의 ‘인내’ 언급은 북미 협상 재개 의사를 시사한 것이어서 긍정적이다.

정부는 비핵화 협상의 4자 구도 전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을 치밀하게 재정비해야 한다. 정부는 시 주석의 방북 과정에 한중 간 교감이 있었다 했고,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 전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상태다. 북중 밀착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약화되지 않도록 하면서, 미중 갈등과 북미 협상 재개 노력을 분리하는 고도의 상황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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