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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원 외면에 노조가 파업 철회한 르노삼성 분규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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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조원 외면에 노조가 파업 철회한 르노삼성 분규의 교훈

입력
2019.06.14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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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12일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르노삼성 노조는 파업을 철회하고 사측과 임단협에 전격 합의했다. 연합뉴스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12일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르노삼성 노조는 파업을 철회하고 사측과 임단협에 전격 합의했다. 연합뉴스

르노삼성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고 사측과 임단협에 전격 합의했다. 지난달 21일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1차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후 5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지 8일 만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12일 오후 3시30분 파업을 철회한 후 사측과 재협상에 들어가 당일 오후 9시 2차 임단협안을 도출했다. 불과 다섯 시간 만에 극적 반전이 이루어졌다. 2차 잠정합의안은 부결된 1차 합의안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사실상 ‘백기투항’한 셈이 됐다.

이번 파업은 회사 안팎의 거센 비판을 샀다. 노조는 사측에 파업 기간 중 임금 100% 보전, 조합ㆍ비조합원 간 임단협 타결금 차등 지급 등을 추가 요구했다. 하지만 지난해 강성 지도부 출범 이래 지속된 노사 갈등과 끝없는 부분 파업 등으로 회사의 정상경영이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자 조합원들이 노조의 파업 지침에 반기를 드는 이례적 사태가 벌어졌다. 실제 파업이 본격화한 7일 이후에도 전체 조합원 1,850명 중 60% 이상이 출근하는 상황이 이어진 게 지도부를 압박했다.

안 그래도 르노삼성은 위기 상황이었다. 지난 12개월간 약 2,806억원의 생산 차질은 물론이고, 본사로부터 수출물량 배정이 연기되는 상황을 맞았다. 국내 판매가 최하위로 추락하고, 부산공장이 생산할 예정이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XM3 생산이 스페인 공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마저 확산됐다. 당연히 무리한 파업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사측은 단호한 대응에 나섰다. 부산상의를 비롯한 지역 경제단체와 여론도 등을 돌린 이유다.

르노삼성 노조 지도부가 신속히 재협상 테이블로 돌아온 건 어찌 보면 항복이 아니라, 노사 공존을 택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하지만 르노삼성 외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 모색에 대한 해당 노조와 민주노총의 반대투쟁, 채권단의 막대한 지원금이 투입된 한국GM 노조의 파업 움직임 등 노조의 무리수는 산업 현장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먹고살자는 노조활동을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지만, 비현실적 요구를 앞세운 극한 투쟁은 누구로부터도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이젠 직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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