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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헛말 된 황 대표의 막말 경고… ’닥치고 공격’이 집권플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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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헛말 된 황 대표의 막말 경고… ’닥치고 공격’이 집권플랜인가

입력
2019.06.11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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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앞줄 가운데) 대표와 나경원(앞줄 왼쪽) 원내대표 등이 1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갖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민경욱(맨 뒷줄 가운데) 대변인이 뒤를 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앞줄 가운데) 대표와 나경원(앞줄 왼쪽) 원내대표 등이 1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갖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민경욱(맨 뒷줄 가운데) 대변인이 뒤를 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막말’ 엄중 경고에도 ‘한 건 주의’ 행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지도부도 되레 거드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비판이 높다. 황 대표 경고 다음 날 전 당협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김원봉 발언’을 문제 삼아 ‘빨갱이’라고 하더니, 당직자인 민경욱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을 ‘현실도피적 천렵질’이라고 매도했다. 그런데도 당 지도부는 질책 대신 문 대통령이 원인을 제공했다며 감싸기에 급급했다.

‘골든타임 3분’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던 민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출국한 날 “역사 덫칠과 대한민국의 정체성 훼손으로 이념갈등을 부추기더니 속 편한 현실 도피냐”며 “불쏘시개 지펴 집 구석 부엌 아궁이 있는 대로 다 달궈놓고 천렵질에 정신 팔린 사람처럼 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이 즉각 “외교 지평을 확대하기 위한 정상외교를 천렵질 운운하는 것은 쌍욕보다 더한 배설”이라고 비판하자 민 대변인은 “그 말을 낳은 문제 언행이 뭔지도 따져물어야 균형 잡힌 시각”이라고 반박했다.

민 대변인이 막말을 비판으로 호도하며 “더욱 가열찬 정부ㆍ여당 비판”을 예고한 것은 뒷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황 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때 “또다시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했고, 막말 인사에 공천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도 나왔다. 그러나 그는 차명진 전 의원의 빨갱이 발언이 논란을 낳자 “막말이라는 말부터 조심해야 한다”며 “말의 배경이나 진의가 무엇인지 잘 보라”고 태도를 바꿨다.

황 대표의 주장은 법 전공자의 논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설프다. 최근 지지율 하락마저 ‘기울어진 언론환경’ 탓으로 돌리는 나경원 원내대표도 마찬가지다. 3ㆍ1절부터 현충일 기념식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은 문 대통령의 잇단 작심발언은 분명 짚고 넘어갈 일이다. 하지만 비례의 원칙과 절도는 지키는 게 공당이다. ‘보수야당 심판론’(51.8%)이 ‘집권여당 심판론’(39%)보다 크게 우세한 현실(한국일보 10일 자 3면)은 지지층만 보는 한국당의 ‘닥치고 공격’이 현명한 집권전략이 아님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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