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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총선 전략 사령탑과 국정원장의 4시간 만찬, 부적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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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與 총선 전략 사령탑과 국정원장의 4시간 만찬, 부적절했다

입력
2019.05.28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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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국정원장과의 회동 사실이 확인된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오대근기자
서훈 국정원장과의 회동 사실이 확인된 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오대근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장시간 만찬 회동을 가져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높다. 양 원장은 여러 지인들과 함께 한 ‘사적 모임’이라며 언론의 과잉 취재를 탓하지만 사안은 그리 간단치 않다. 그가 민주연구원장에 취임하며 ‘총선 승리를 위한 헌신’을 줄곧 강조해 오던 터에 국가 최고 정보기관 수장과 만났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국정원의 정치 중립성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인터넷 매체 ‘더 팩트’의 취재에 따르면 양 원장은 지난 21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서 원장과 4시간가량 만났다. 카메라에 잡힌 두 사람은 식당에서 나와 잠시 얘기를 나눈 뒤 헤어졌고, 동석한 사람의 유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 매체는 “두 사람이 독대했다”고 보도했으나 양 원장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함께 한 만찬이고 민감한 얘기를 할 자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대든 함께든, 사적이든 공적이든 두 사람의 만남은 뒷말을 낳을 수밖에 없다. 양 원장은 정치 복귀의 첫 무대로 민주연구원을 ’무보수’로 맡으면서 “정권교체의 완성은 내년 총선 승리”라며 “민주연구원이 총선 승리의 병참기지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싱크탱크가 총선 전략과 정책 수립에 인재 영입까지 맡는 사령탑이 되고 자신이 그것을 지휘한다는 얘기다. 어제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연구원 부원장에 친문ㆍ비문을 망라한 5명의 전략통을 선임한 것이 그의 위상을 잘 보여 준다.

양 원장은 “제가 고위 공직도, 공익보도 대상도 아닌데 왜 미행과 잠복취재로 일과 후 삶까지 이토록 주시받아야 하느냐”며 “기자정신과 파파라치 황색 저널리즘은 다르다”고 자신을 추적한 언론을 겨냥했다. 공당의 실세 고위직인 그의 사생활이 어디까지인지는 따져 볼 일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역순회 등 총선체제 전환을 서두르고 본인이 그 주역으로 영입됐다면 오해를 살 만한 언행은 일체 삼가는 게 책임있는 태도다. 동석한 사람도 궁금하지만 미묘한 시점에 ‘사적 모임’을 불사한 양 원장과 서 원장의 무신경이 놀랍다. 빠른 사과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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