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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살림 샤흐자드(5.30)

입력
2019.05.30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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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중동∙아시아 전문 탐사보도 기자 살림 샤흐자드가 2011년 오늘 숨진 채 발견됐다.
파키스탄의 중동∙아시아 전문 탐사보도 기자 살림 샤흐자드가 2011년 오늘 숨진 채 발견됐다.

홍콩에 본사를 둔 온라인 신문 ‘아시아타임스 온라인’의 파키스탄 지국장이던 탐사보도 기자 시에드 살림 샤흐자드(Syed Saleem Shahzad)가 2011년 5월 30일 숨진 채 발견됐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사건 전후 정황과 샤흐자드가 했던 말 등을 근거로 파키스탄 군 정보기관 ISI(Inter-Services Intelligence)를 배후라 지목했고, 오바마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직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ISI의 고위층이 연루됐다는 ‘신뢰할 만하고 결정적인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물론 ISI는 “터무니 없는 억측”이라며 일축했다. 파키스탄 총리 특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는 얼마 뒤 범인과 배후를 밝히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북부 아보타바드의 파키스탄 정보기관 안가에 은신 중이던 오사마 빈 라덴이 미 해군 특수부대 비밀작전으로 사살(5월 2일)된 지 약 한 달 뒤였다.

파키스탄 군부는 1947년 인도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래 쿠데타 등으로 3차례에 걸쳐 약 30년간 파키스탄을 직접 통치했다. 2008년 민정 이양 이후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지만, 군부의 그 약속을 믿는 이는 당시에도 드물었다. 전통적인 두 정당인 파키스탄 인민당(PPP)과 파키스탄무슬림연맹(PML-M), 지난 총선에서 집권한 신생 야당 파키스탄정의운동(PTI) 등의 정권 교체 이면에는, 언제나 사법 등 국가기관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군부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ISI는 군부의 핵심이라 알려져 있다. 그래서 ‘배후의 국가(Deep State)’라 불리기도 한다.

카라치 대학을 졸업한 샤흐자드는 아시아 및 중동과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의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쓴 중동ᆞ아시아 전문기자였다. 특히 그는 탈레반, 알카에다를 포함한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및 관련 군사ㆍ안보 분야에 대한 독보적인 정보ㆍ취재력으로 인정받았고, 파키스탄 군부의 비리와 부정을 폭로하는 기사도 더러 작성하곤 했다. 피살 직전 그는 알카에다의 카라치 해군기지 16시간 공격 배경과 군부로서는 감추고 싶었을 알카에다와의 사전 협상 사실을 폭로하는 기사를 썼고, ISI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아왔다.

그는 9ᆞ11 이후 파키스탄에서 살해된 37번째 언론인이자 그해 숨진 7명 중 한 명이었다. 파키스탄 기자는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20명이 더 희생됐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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