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군부대 찾은 시진핑 “홍군 정신으로 무장”… 무역전쟁 내부 결속

알림

군부대 찾은 시진핑 “홍군 정신으로 무장”… 무역전쟁 내부 결속

입력
2019.05.22 16:41
수정
2019.05.22 18:46
4면
0 0

 중국 관영매체는 “대범한 화웨이, 미국 정부 졸렬함과 대조적” 공세 

시진핑 국가주석이 21일 중국 육군보병학교를 찾아 군사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군 간부들과 마찬가지로 군복(근무복)을 입었다. 인민일보 캡처
시진핑 국가주석이 21일 중국 육군보병학교를 찾아 군사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시 주석은 군 간부들과 마찬가지로 군복(근무복)을 입었다. 인민일보 캡처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23일 칭다오에서 열린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해상 열병식에서 예년 행사와 달리 군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고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인민일보 캡처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23일 칭다오에서 열린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해상 열병식에서 예년 행사와 달리 군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고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인민일보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군부대를 찾아 혁명 전사 육성과 ‘홍군’ 정신을 강조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포성 없는 전면전으로 비화된 만큼,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통수권자의 결기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중국은 동시에 미국의 주요 타깃인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보란 듯이 띄우며 내부 결속과 선전전에 주력했다. 미국의 공세가 거칠어질수록 중국도 더 단단하게 뭉치면서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22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육군보병학교를 시찰했다. 시 주석은 계급장만 달지 않았을 뿐 학교 간부들과 마찬가지로 여름 근무복을 입고 등장해 군사훈련을 참관하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전투복은 아니지만 행정부대의 군복이라 할 수 있는 근무복 차림으로 군인들과의 동질성을 과시한 셈이다.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은 군부대를 방문하면 통상 해당 부대원들과 같은 옷을 입는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23일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해군 창설 70주년 해상 열병식 때는 군복이 아닌 인민복을 입고 행사를 주관했다. 한달 사이에 위기의식이 좀더 고조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혁명을 상징하는 ‘붉은 색’을 유독 강조했다. 그는 “혁명의 역사를 잊지 않고 공산당의 방침을 제대로 전수하는 홍군(紅軍)이 돼 달라”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와 강군 사상으로 정신을 무장해 전쟁과 승리에 초점을 맞춘 인재를 육성해달라”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앞서 20일 장시(江西)성 간저우(贛州)시 위두(于都)현의 홍군 대장정 출발지를 찾아 기념비에 헌화하면서 “대장정이 시작됐다”며 장기전으로 치닫는 무역전쟁에 임하는 각오를 내비쳤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이끌던 홍군이 1934~36년 국민당 군대에 쫓기면서도 1만2,000㎞의 험난한 대장정을 거쳐 중국을 건국했듯이, 현재 미국과의 대결에서 밀리는 듯 비치지만 끝내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관영 매체도 중국인의 정신무장에 가세했다. 미국이 희생양으로 삼아 공격을 퍼붓는 화웨이가 영웅인양 치켜세웠다.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이 21일 인터뷰에서 미국을 향해 악담하기는커녕 애플의 기술력을 칭찬한 점을 역으로 이용했다. 환구시보는 “화웨이가 억울한 처지인데도 미국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대범한 태도로 더 넓은 그릇을 보여줬다”며 “미국이 손해를 봤다면서 중국을 절도범으로 몰아세우는 미국 정부의 졸렬함과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힘으로 압박할수록 중국인들은 집단 지구력으로 맞서 핵심이익을 더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악’, 중국은 ‘선’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을 재차 부각시키면서 도덕적 우위를 앞세워 내부 단결을 촉구한 것이다.

중국 항공사들도 대미 항전에 힘을 보탰다. 지난 3월 에티오피아항공의 737맥스8 항공기 추락에 따른 운항 중단에 대해 중국 동방항공과 남방항공, 에어차이나 등 3대 국유 항공사가 일제히 미 보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별개지만 무역협상 결렬이 소송에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 항공사가 보유한 737맥스는 96대로, 중국은 추락 사고 이후 앞장서 보잉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 이후 전세계가 동참하면서 보잉 항공기의 안전성을 장담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망신을 당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