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도심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경선 초반 레이스에서 독주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시대에 대한 저항감으로 당내 경선에선 좌클릭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통합과 중도적 메시지를 내세운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압도적 선두를 지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17일 공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35%의 지지율을 얻어 버니 샌더스(17%) 상원의원을 18%포인트 차로 앞섰다. 엘리자베스 워런(9%) 상원의원, 피트 부트저지(5%) 사우스밴드시장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3월 폭스뉴스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31%, 샌더스 의원이 23%를 얻었던 걸 감안하면 이후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진 것이다. 지난 6일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전 부통령은 46%의 지지율로 샌더스(14%) 의원을 무려 32%포인트나 앞섰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정치적 경륜과 대중적 인지도 면에서 유력 후보로 꼽혀 오긴 했으나,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던 샌더스 의원을 초반부터 압도해 민주당 내 진보진영으로선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바이든 측은 트럼프 시대에 급진화한 민주당이 침묵하는 유권자들을 불안케 해 바이든 후보의 중도 메시지가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원의 58%는 공화당이 좀 더 보수적인 면모를 갖추길 원한 반면 민주당원의 53%는 민주당이 좀 더 온건해지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측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WP)에 “공화당이 지난 몇 년간 많은 이슈에서 우측으로 빠르게 이동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왼쪽에서 답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8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어떤 이들은 민주당원들이 통합에 대해 듣기를 원치 않는다고 얘기하고, 또 민주당원들은 매우 화가 나 있어 후보들이 더 화를 낼수록 경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는 데 나는 그렇게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원들이 대선 본선 승리를 절실히 갈망해 노선과 무관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후보’를 찾기 때문에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지지세가 모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민주당원을 대상으로 한 USA 투데이 여론조사에서 ‘대선에서 승리할 후보를 선택할 것’이란 의견이 48%로 ‘정책 노선에 맞는 후보를 선택할 것’이란 의견(38%) 보다 10%포인트 앞선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 내 진보진영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중적 인지도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 때문에 일시적으로 앞설 뿐이라는 입장이다. 진보 계열의 한 인사는 “민주당원들은 바이든이 지지하지 않는 전국민의료보험, 그린 뉴딜 등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경선 과정에서 많은 민주당원들이 바이든의 정책적 입장을 정확히 알게 되면 그를 떠날 것이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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