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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격화하자… 미국 기업ㆍ야당까지 “이번에 중국 기세 확 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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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격화하자… 미국 기업ㆍ야당까지 “이번에 중국 기세 확 꺾자”

입력
2019.05.20 17:27
수정
2019.05.21 11: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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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ㆍGAP 등 패션 의류업체들, 신장위구르산 원재료 구매 중단

“대중 전선에 동맹국 합류시켜야” 민주당 의원도 트럼프 지원 사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부동산업자협회 박람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부동산업자협회 박람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중국에 대한 미국 사회의 인식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당초 무역분쟁에 한정됐으나, 중국이 미국 안보에 직접 위해가 된다는 주장이 애국주의 정서와 결합하면서 상당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중국을 무릎 꿇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대하는 민주당 및 주류언론까지 가세할 정도로 초당적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1980~90년대 일본 경제가 급부상하며 미국을 위협할 때의 반일 분위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우리에게 엄청난 경쟁국이고, 미국을 대체해 세계를 이끄는 슈퍼파워가 되길 원하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내 앞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내가 부과한 관세 때문에) 중국이 완전히 죽어가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 무역합의가 이뤄지더라도 50대 50으로 대등한 내용이 담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 분쟁이 격화되는 이번 기회에 중국의 기를 완전히 꺾어놓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2017년 12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당시 NSS에선 중국을 총 33번 언급하면서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침식하기 위해 미국의 힘, 영향력, 이익에 도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지역 전략에 우려를 표시함은 물론 불공정한 무역 관행과 지식 재산권 침해 행위를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미 주류 언론과 야당인 민주당, 미국 기업도 가세하고 있다. 주류 언론이 일부 미국 대기업을 중국과의 거래에서 이득을 챙긴다고 비판하자, 관련 기업 모두 관계 절연을 약속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의류업체 GAP과 미국서 인기 있는 스웨덴의 H&M 및 독일의 아디다스 등은 최근 중국 거래처와의 관계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이 중국 북서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원재료를 공급받고 있다는 미국 언론 지적이 나온 직후다. H&M은 “(이 지역에서) 새로운 공급자 관계를 시작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식품업체 크래프트 하인즈는 “원재료인 토마토의 5% 정도가 신장 지역에서 공급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미국 내에서 판매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코카콜라 역시 “인권에 대한 엄격한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중국과의 연관성을 부정했다.

미국이 손해를 보더라도 중국에 더 큰 피해를 입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무역 분쟁이 격해지면 중국이 미국의 국채와 주식을 내다 팔아 투자 손실이 현실화될 수 있지만 미국은 다른 곳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일본 경제가 급부상하던 1985년 이른바 ‘플라자 합의’를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당시 미국은 ‘플라자 합의’로 엔고를 유도, 당초 목표했던 미국 제조업체 경쟁력 회복은 이루지 못했지만 이후 일본을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 불황에 빠뜨리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해 다른 국가와의 무역분쟁은 유예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야당인 민주당도 적극 동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결정을 6개월 연기하면서 유럽연합(EU)와 일본 등 동맹국들에 유화 제스처를 보였고 캐나다와 멕시코 상대로도 강철과 알루미늄 관세 면제 조치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줄곧 공격하던 민주당 소속 척 슈머(뉴욕) 상원의원조차 “동맹국들을 대중 전선에 합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에 대한 압박은 강력해야만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 줬다. 국익 앞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는 미국의 애국주의가 다시 꿈틀대는 것이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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