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신시내티 원정서 6승… 매 이닝 안타 주고도 점수 안 줘
박찬호 33이닝 무실점 기록 -2… 옛 동료 푸이그 3타석 돌려세워
LA 다저스 류현진이 20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신시내티=AP 연합뉴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20일(한국시간) 원정 신시내티전을 앞두고 “류현진은 홈에서 던지기를 좋아하지만 직구 제구만 된다면 '달'에서도 잘 던질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류현진(32ㆍLA 다저스)은 이날 선발 7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곁들여 5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1.52)에 등극했다. 시즌 중이라도 한국 선수가 빅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건 류현진이 최초다. 다저스가 8-3으로 이겨 류현진은 시즌 6승(1패)째를 올리며 다승도 내셔널리그 공동 1위, 전체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삼진/볼넷 비율(14.75)과 9이닝당 볼넷(0.61개)도 여전히 압도적인 1위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역시 1위(0.74) 자리를 굳게 지켰다. 최근 5경기 연속 7이닝 1실점 이하로 틀어막는 괴력으로 5월 평균자책점은 0.28에 불과하다.

아울러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전 1회 실점 이후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장 이닝(31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다저스 구단 역대 10위에 해당하며 한국인으론 박찬호가 2000년 세운 기록(33이닝) 경신도 눈앞에 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류현진이 또다시 거장의 면모를 보였다"며 극찬했고, 지역 일간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다저스 선발진은 최근 22경기에서 12승 2패를 수확하며 평균자책점 2.05를 찍었지만 그 누구도 류현진만큼 뛰어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1~5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허용하며 최근 투구 중에선 다소 불안했지만 여러 소득을 확인한 경기였다. 우선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1회 시작하자마자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ㆍ2루 위기를 맞았는데 야시엘 푸이그를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무사히 넘겼다. 류현진도 경기 후 이 장면을 승부처로 꼽았다. 이후 3회 1사 2루, 4회 2사 2루, 5회 1사 1루에서도 모두 안정적으로 후속 타자를 잡아냈다. 올 시즌 득점권 피안타율은 0이다.

‘원정 징크스‘도 깼다. 류현진의 원정 승리는 지난해 9월 29일 샌프란시스코전(6이닝 4피안타 1실점) 이후 233일 만이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은 더 이상 홈에서만 강한 투수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신시내티의 홈구장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는 콜로라도 쿠어스필드와 함께 대표적인 타자 친화 구장으로 투수들에겐 악명 높은 곳이다. 류현진 역시 이전까지 3경기에 등판해 홈런 3개를 맞는 등 1승2패에 평균자책점 5.06으로 부진했지만 이날 말끔히 털어냈다. 여전한 ‘4색 투구’ 덕이었다. 7회까지 직구 37개, 컷 패스트볼 24개, 체인지업 19개, 커브 8개 등 총 88개의 공으로 신시내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관심을 모았던 옛 동료 푸이그와 3차례 대결에선 3타수 무안타로 압도했다. 반대로 6회초 타석에선 푸이그가 류현진의 우측 파울 타구를 관중석으로 손을 뻗어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류현진은 경기 후 웃으며 "투수가 타석에 섰을 때는 그런 플레이 하지 말고,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균자책점 1위 등극에 대해선 “아직 시즌 초반이다. 의미 있는 기록이 아니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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