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경찰관 폭행’ 경찰 해명에도 논란 확산…”여성혐오 차원” 지적도 
한 여성 경찰관이 13일 서울 구로구 대림동에서 술 취한 남성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대응이 미흡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구로경찰서 제공 영상 캡처

술 취한 남성을 제압하던 여성 경찰관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경찰이 해명자료와 함께 전체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여경 대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남성 경찰관의 사건 대처가 미흡했을 때 제기됐던 논란과도 양상이 다르다. 일부 남성의 여성혐오(반여성편견) 기류가 여경 대처 논란을 불러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17일 홈페이지에서 ‘대림동 경찰관 폭행 사건 동영상 관련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여경의 대응이 소극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며 “출동한 경찰관들은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구로서 측은 “체포 과정에서 A씨가 남성 경찰관의 뺨을 때리자 남경이 즉시 제압했고, 여경은 수갑을 전달하려던 도중 한 손으로 피의자 B씨에 대응한 것”이라며 “B씨의 저항이 심해지자 여경이 무전으로 경찰관 증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무 집행을 하는 경찰관에게 폭행을 가할 경우 ‘필요시 형사, 지역 경찰 등 지원요청’을 하는 매뉴얼에 따라 지구대 내 다른 경찰관에게 지원 요청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이 공개한 1분 59초 분량의 현장 영상에서 남성이 발버둥을 치자 여경이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도 공개돼 논란은 더 확산됐다. ‘여경의 체력 검정 기준을 높여야 한다’거나 ‘여경을 없애야 한다’ 등 ‘여경 무용론’으로 번졌다.

여경의 사건, 사고 대응을 두고 논란이 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지역 교통사고 현장에서 여경 4명이 대처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비난이 쇄도했다. 경찰이 아닌 일반 시민이 운전자를 구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은 “출동한 여경들은 견인 차량을 부르고 부상자를 119에 인계하는 등 사고 처리에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는데도 여경 무용론이 대두됐던 것이다.

남경의 대처가 미흡했을 때는 여경만큼의 논란이 일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올해 초 서울 암사동 흉기 난동 당시 남경이 쏜 테이저건이 빗나가는 등 제압 과정에서 대응이 미숙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남경 무용론’이나, ‘전체 경찰 무용론’으로 확대되진 않았다. 오히려 ‘경찰이 총기를 사용하게 해달라’, ‘경찰의 공권력을 강화해달라’ 등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공권력 강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여경 대처 논란이 여성에 대한 반감 확산 차원에서 불거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2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사회에 어느덧 여성, 남성에게 편견을 갖기 시작하는 성대결 의식이 깔리기 시작했다”며 “안전 문제에 경찰이 제대로 대응해주길 바라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여경에게 탓을 돌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이 사회적으로 많이 진출한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여성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흐름 속에 각계각층에서 여성에 대한 반감이 내재해있던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13일 서울 구로구 소재 한 음식점 앞에서 술값 계산 시비로 음식점에서 행패를 부리다 출동한 경찰을 폭행한 장모(41)씨와 허모(53)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이어 경찰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이 담긴 영상 일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면서 여경의 대처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시작됐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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