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내부 출신 3명 대상 인사검증 들어가” 
 외부 출신 김영문 관세청장, 김병규 세제실장 거론 
한승희 국세청장. 국세청 제공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장수(長壽) 차관’으로 꼽히는 한승희 국세청장의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세청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법정 임기가 없는 자리이고 한 청장에 대한 청와대 신임이 두터운 점을 들어 유임을 점치는 관측 한편으로, 한 청장이 내달 취임 2년을 맞는 만큼 문무일 검찰총장의 2년 임기가 끝나는 오는 7월쯤 자연스럽게 교체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이에 따라 차기 청장에 대한 하마평도 슬슬 형성되는 분위기다. 조직 안정을 중시해온 국세청장 인선 관례상 내부 출신이 우선적으로 유력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외부인사 영입을 통해 다소 폐쇄적인 국세청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핵심관계자는 19일 “청와대가 장수 차관 인사를 추진하고 있고, 재임 2년이 다가오는 차관급 인사인 한 청장도 교체 대상”이라며 “국세청장 교체 시기는 문무일 총장 임기를 전후한 7월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문 총장 교체와 맞물려 한 청장, 김영문 관세청장(2017년 7월 취임) 등 취임 시기가 비슷한 차관급 인사의 거취가 한꺼번에 결정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국세청장 임기는 법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2년 안팎이 관례다. 국세청 내부에선 차관급 인사 16명이 교체됐던 지난해 말에도 한 청장이 거뜬히 자리를 지킨 점 등을 들어 유임에 무게를 싣는 견해도 적잖다.

차기 청장 후보로는 국세청 내부 출신이 유력 거론된다. 지난해 7월 고위공무원단 가급 직위에 임명된 이은항 국세청 차장(행시 35회)과 행시 동기인 김현준 서울지방국세청장, 김대지 부산지방국세청장(행시 36회)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이 세명을 대상으로 인사검증에 들어간 걸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 가운데 이 차장과 김 서울청장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내부출신 국세청장은 본청 차장과 서울청장이 양분하는 구도였다.

국세청 내부 출신의 장점은 조직 안정이다. 2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국세청 조직 전체를 일사불란하게 아우르기 위해서는 조직을 잘 아는 내부 출신이 적임이라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까지도 국세청은 큰 외풍 없이 내부 출신이 청장에 앉는 게 관례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일각에선 “국세청이 조직 논리로 똘똘 뭉쳐 개혁에 더디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납세자가 국세공무원과의 대화 내용 등을 녹음할 권리를 보장하는 국세기본법이 지난해 국회에서 무산된 것이 대표적이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이 추진한 이 법은 국회에서 보류됐는데, 이 과정에서 국세청이 조직적으로 반발했다는 게 중론이다.

차기 청장 후보로 외부 인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 김영문 관세청장과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이 차기 국세청장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김 청장은 검찰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관세청을 맡아 2년간 조직을 개혁하는 등 잘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용섭 현 광주광역시장이 관세청장을 거쳐 국세청장에 임명된 전례도 있다. 김 실장은 국세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기재부 재산소비세정책관, 조세심판원 상임조세심판관 등을 거친 세무 전문가로 꼽힌다.

외부 인사가 국세청장에 인선될 경우 교수 출신으로 2009년 7월 선임된 백용호 전 국세청장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김 청장은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오고, 김 실장은 ‘기재부 세제실장→관세청장’의 관례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없잖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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