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의 이론상 최고 속도는 4G(LTE)보다 20배 빠른 20Gbps다. 하지만 이는 건물 등 주변 환경과 주파수, 단말(스마트폰) 등이 모두 최적의 조건을 갖췄을 때 구현할 수 있는 ‘실험실 속도’에 가깝다. 아직까지는 할당된 주파수도 부족하고, 기지국 배치도와 네트워크 안정성도 완벽하지 않아 실제 속도는 300~400Mbps에 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LG유플러스가 서울 지역에서 1Gbps를 넘기는 속도를 구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의 주파수와 기지국 용량 등을 감안할 때 일상에서 낼 수 있는 이론상 최고 속도 2Gbps에 한층 가까워졌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 5G폰 ‘V50씽큐’로 서울 종로와 마곡 등 지역에서 속도 측정 앱 ‘벤치비’로 5G 네트워크 속도를 측정한 결과 출시 초반보다 약 40% 향상된 1.1Gbps를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통신사들의 벤치비 측정 5G 속도는 높은 경우 800Mbps 수준이다. 1.1Gbps는 이보다 약 37.5% 빠른 속도로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8K 영상 등 서비스를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속도다. 세계적으로도 실험실 환경이 아닌 5G 상용망에서 상용 단말로 측정한 실제 고객 체감 속도로는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라고 LG유플러스는 자신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각 사가 모두 속도를 올릴 수 있는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지만 중요한 건 최적화 싸움이고 1.1Gbps는 망 최적화 작업에 주력한 결과”라며 “서울의 길거리에서 5G 상용 스마트폰으로 1Gbps를 넘기는 측정 결과는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번 속도 측정에 사용된 벤치비는 누구나 스마트폰에 설치해 사용할 수 있는 앱이다. 속도를 끌어올리는 다양한 기술 중 4G와 5G 기지국이 동시에 연결되는 ‘EN-DC’ 모드에서 측정했다. 예를 들어, 30GB에 달하는 4K 영화 한편을 다운로드 받을 경우 4G가 보장하는 속도 약 100Mbps로 40분이 걸린다면 EN-DC로 구현한 1.1Gbps로는 4분 이내에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상헌 LG유플러스 네트워크개발담당은 “서울지역에서 최고의 5G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5G 스마트폰 사용자의 체감 속도 증대뿐 아니라 다수의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하는 경우에도 속도 향상 기술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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