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전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3회 임시회 1차 본회의 개회식에 참석한 송성환 의장(오른쪽 사진 빨간색 동그라미 속 얼굴)이 송하진 지사와 김승환 교육감을 비롯한 의원들 사이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한완수 부의장이 송 의장을 대신해 의장석에 앉아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연수 과정에서 여행업체로부터 수백만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재판에 넘겨진 송성환(49ㆍ더불어민주당ㆍ전주7선거구) 전북도의장의 사퇴를 둘러싸고 후폭풍이 거세다. 일부 정치권과 주민 사이에선 송 의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송 의장 징계 처분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려 역풍이 불고 있다. 특히 도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제 식구 감싸기 모습에 실망한 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10시 전북도의회 본회의장. 도의회는 이날 제363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었다. 도교육청 추가경정예산안 4,300억여 원에 대한 심사와 지방기록관리기관 설치 촉구안, 광주국세청 전북분소 설치 촉구안 처리와 의원 5분 발언 등이 진행됐다. 하지만 의장이 의장석에 앉지 못하고 의사봉을 잡지 못하는 촌극이 연출됐다.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송 의장이 회의 진행을 할 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다.

의사 진행을 해야 할 송 의장은 의장석 단상에 올라가지 못하고 의원석 사이에 끼어 회의를 지켜봐야 했다. 송 의장은 개회식이 끝나고 회의가 시작되자 조용히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회의는 의장 대신 한완수 부의장이 진행했다. 동료의원들이 의회 명예를 실추한 송 의장에 대해 사퇴압박을 하자 ‘직무와 대외활동은 유지하되 의사 진행은 포기한다’는 이상한(?) 절충안에 따른 조치였다.

지난 2일 열린 윤리특위는 위원 9명 전원이 참석한 비공개 회의에서 격론을 벌인 끝에 이같이 결론 내렸다. 김정수 윤리특위 위원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것만으로도 의원 품위를 떨어뜨리고 의장으로서 도의회 명예를 실추시켜 징계가 타당하다”면서도 “공소제기만으로 징계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윤리자문위원회 자문과 재판 확정 전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1심 선고 때까지 징계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의사봉은 잡지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의장의 공식적인 외부 활동은 그대로 수행하면서도 본회의장에서 의사봉을 잡지 못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주민들은 송 의장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런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불편한 상황은 송 의장이 소속된 민주당 의원들이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도의회 전체 39명 의원 가운데 36명이 민주당 소속이며, 윤리특위도 모두 민주당 의원으로 구성됐다. 사실상 송 의장 징계를 미룬 주도적 세력은 민주당인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도의원은 “윤리위원회는 의원이 윤리에 어긋나는 비위나 일탈행위가 있었는지 품위를 훼손했는지를 보고 징계를 결정하는 게 역할이다. 사법기관의 결정을 따르려면 위원회가 있을 필요가 없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같은 당 소속의 의장에 대해 무죄 추정의 원칙을 들이대며 징계를 하지 않는 것은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전북도당도 송 의장의 사퇴와 함께 민주당 의원들의 사죄를 촉구했다. 평화당 전북도당은 최근 논평을 내고 “송 의장이 잘못은 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자리에 연연하는 것은 지방자치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행위”라며 “민주당 일당이 지배하는 의회구조에서 범법자로 기소된 의장을 징계 유보,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의장으로서 활동비는 받고 대외활동을 할 수 있지만 회의 진행 즉 의사의 최종 결정을 못하는 식물 의장이 왜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민주당 전북도당이 즉각 나서 송 의장을 사퇴시키는 것이 당연하며 당이 징계에 착수해 도민들에게 정부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 의장은 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이던 지난 2016년 9월 동유럽 해외연수 과정에서 여행사로부터 현금 650만원과 1,000유로(125만원) 등 총 775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송 의장에게 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를 받는 전주 모 여행사 대표 조모(68)씨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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