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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매스터 영입… 일본통으로 채워지는 미국 싱크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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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매스터 영입… 일본통으로 채워지는 미국 싱크탱크

입력
2019.05.05 18:29
수정
2019.05.05 21: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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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연구소 ‘일본 석좌’에…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일본 안보전문가 고용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 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대외정책 결정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주요 싱크탱크가 일본 인맥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정부와 기업, 비영리재단 등이 총망라돼 막대한 ‘재팬 머니’를 쏟아붓고 있다. 전 세계의 외교ㆍ안보ㆍ국방 지형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미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일본의 국익을 최대한 관철시키려는 노력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보도된 일본 아사히(朝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목적은 한미동맹을 파괴해 무력으로 남북 통일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막기 위한 ‘억지력’으로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견해에 대해선 “잘못된 해석”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유사시를 대비한 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지난해 3월 퇴임한 뒤 처음 가진 이번 인터뷰는 형식과 내용 모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아 ‘최대한의 압박’을 핵심으로 하는 대북정책을 비롯해 현 정부 대외정책 기조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백악관에서 나온 뒤 숱한 인터뷰 요청을 거절해온 그가 처음 입을 연 통로는 일본의 대표적 언론이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 목적에 대해선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해석을 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특히 조만간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서 ‘일본 석좌’를 맡게 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없던 자리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매년 서너 차례에 걸쳐 대외정책의 메시지를 밝히는 통로로 활용할 만큼 영향력이 큰 싱크탱크가 새 자리까지 만들어 맥매스터 전 보좌관을 ‘일본통’으로 영입한 것이다. 이는 일본이 주요 싱크탱크에 막대한 재팬 머니를 투입한 결과 중 하나다. 허드슨연구소만 해도 지난해 예산 1,750만달러에 일본 정부와 일본글로벌파트너십재단의 지원금은 물론 전일본공수(ANA)ㆍ신메이와(新明和)공업ㆍ미쓰이(三井)ㆍ히타치(日立) 등 다수의 일본 기업 후원금이 포함돼 있다.

일본은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와 대학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왔다. 1991년 활동을 시작한 사사카와(笹川)재단USA가 대표적인 통로다. 이 재단의 수장은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 출신의 데니스 블레어로 미국 외교ㆍ안보ㆍ국방분야 전문가와 석학을 ‘지일파’로 만드는 창구 중 하나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3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일본 안보 문제 전문가를 영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 수백만달러를 직접 지원하기도 했다.

그 결과 미국을 대표하는 여러 싱크탱크와 대학이 일본통으로 채워지면서 실제로 일본에 우호적인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일본 석좌연구원으로 일하는 마이클 그린 조지타운대 교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시절 대아시아 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던 인물로 트럼프 행정부에 미일동맹 강화를 지속적으로 주문해왔다. 지난해 10월 발간된 ‘신(新)아미티지 보고서’에서 중국의 세력 확장과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을 거론하며 중국 견제와 미일동맹 강화를 주문했던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과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 역시 대표적인 지일파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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