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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은 ‘결별 패스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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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은 ‘결별 패스트트랙’

입력
2019.04.30 18:55
수정
2019.05.01 00:3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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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비 온 뒤 땅 굳어져” 유승민계 “달라진 건 없다” 분당 눈치싸움

김관영(오른쪽)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듣고 복받친 듯 눈물을 닦고 있다. 김관영
김관영(오른쪽)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듣고 복받친 듯 눈물을 닦고 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선거제도 개편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여야 충돌 과정에서 분출한 당 내부갈등의 봉합이란 더 큰 난관에 봉착했다. 손학규 대표는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진다”며 위기가 지나간 만큼 내홍도 누그러질 것으로 자신했지만, 안철수ㆍ유승민계 의원들은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다”며 지도부가 사퇴할 때까지 투쟁을 살려갈 태세다.

손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제ㆍ개혁법안 패스트트랙이 이날 새벽 우여곡절 끝에 처리된 데 대한 소회를 밝혔다. 손 대표는 감회가 남다른 듯 “많은 사람이 선거제 개혁이 되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바른미래당이 주도해서 그 시작을 이뤄냈다”며 “한국 정치의 새 길을 열고 새 판을 짜는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난해 말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흘 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는 단식투쟁을 벌여 선거제 개편 논의의 물꼬를 텄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협상과정에서 당이 분란과 내홍을 겪었던 점에 대해서는 대표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김 원내대표도 “사법개혁특별위 사보임(의원 교체)과 관련해 권은희ㆍ오신환 의원에게 상처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간 마음고생에 복받친 듯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했고, 회견에 함께한 김동철 의원이 지도부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손 대표는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

그러나 이들은 안철수ㆍ유승민계 의원들이 요구하는 사퇴에 대해선 거부의사를 명확히 했다. 손 대표는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당이 더 단합해서 한국 정치의 구도를 바꿔나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을 겨냥해 “당을 진보나 보수, 한 쪽으로 몰고 가려는 일부 세력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화합하자”는 메시지에 안철수ㆍ유승민계가 화답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분위기다. 특히 지도부가 대화를 하겠다면서도 정작 이들의 요구에 대해선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는 데 대해 불만이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안철수계 이태규 의원은 통화에서 “4ㆍ3보궐선거나 패스트트랙 대치를 넘겼다고 해서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며 “손 대표 체제로는 당 지지율 상승이나 총선승리 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게 의원 대부분의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진정으로 당을 위한다면 당이 안철수ㆍ유승민 공동대표 체제로 총선을 준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맞다”고도 말했다. 이들 의원은 패스트트랙 처리 이후 별도 회동을 갖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일단 숨을 고른 뒤 향후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당권을 둘러싼 기싸움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바른정당계 한 의원은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당분간 두 동강난 상태로 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손 대표는 이르면 1일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발탁해 최고위원회 정상화를 꾀할 것으로 전해진다. 당 핵심 관계자는 “원내ㆍ외 1명씩 인선될 것”이라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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