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포한 불법 어선을 불태워 침몰시키고 있는 인도네시아 당국. VN익스프레스 캡처

인도네시아가 베트남 불법조업 어선에 대한 강경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베트남 해안경비대가 인도네시아 해군의 불법조업 어선 단속을 방해하자 이에 따른 보복 조치로 보인다.

30일 트리뷴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시 푸지아투티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5월 4일 불법조업 어선 51척을 침몰시킬 것”이라며 “이 배들은 대부분 베트남 선적”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불법 어로 어선 나포와 침몰 조치는 불법 외국 선박에 대한 일반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수시 장관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베트남 당국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보인다.

앞서 지난 27일 인도네시아 해군과 베트남 해안경비대는 베트남 어선 조업과 관련, 충돌을 빚었다.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인 리아우주(州) 나투나제도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베트남 어선을 인도네시아측이 나포하려 하자, 베트남 해안경비대가 가로막으면서 경비정끼리 충돌했다.

남중국해 연안국 영해 분쟁 현황.

이에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29일 주인도네시아 베트남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베트남 해안경비대의 행위는 국제법과 아세안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양국 당국자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했다”고 비판했다. 나투나 해역에선 약 2년 전에도 인도네시아 정부의 불법조업 단속선과 베트남 해안경비대가 충돌했다. 당시엔 나포된 베트남 어선을 몰던 인도네시아인 선원들이 베트남 측에 억류돼 외교 갈등이 불거졌다.

2014년 취임했고 최근 대선에서 재선이 유력한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집권 ‘불법조업 어선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중국 선적 선박 수백 척을 나포해 침몰시켰다. 절반 이상이 베트남 어선으로 알려져 있으며,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침몰된 베트남 어선은 지난해에만 86척에 달했다.

베트남 어선의 폭파, 침몰 조치에 대해 베트남 정부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해치는 행위”로 규정, 재발 방지를 촉구했지만 인도네시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1만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 섬나라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외국 어선의 불법조업 때문에 2014년까지 연간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황금어장이자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나투나제도 주변 해역은 인도네시아 EEZ이지만, 중국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과 겹치면서 분쟁 수역이 됐다. 인도네시아는 2017년 7월 이 해역을 북(北)나투나해로 명명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했으며, 군사기지를 확장하고 구축함과 전투기 등을 추가 배치하는 등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