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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스타트업에 지원 속내는... 탐나는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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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스타트업에 지원 속내는... 탐나는 기술력!

입력
2019.04.30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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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의 스타트업 지원 공간인 KB이노베이션허브. KB금융 제공
KB금융의 스타트업 지원 공간인 KB이노베이션허브. KB금융 제공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견상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뒷받침하는 공적 활동이지만, 업계에선 신생 기업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성장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융서비스 혁신이나 새로운 시장 선점을 꾀하는 다각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혁신기업 지원에 팔걷은 지주ㆍ은행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 26일 벤처ㆍ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로 ‘KB금융협의회’를 출범시켰다. 윤종규 회장이 협의회 의장을 맡고 KB국민은행, KB증권, KB인베스트먼트 등 혁신기업 지원과 관련된 계열사 사장 및 임원 12명이 위원을 맡았다.

협의회는 ‘미래성장성과 모험자본 중심의 혁신금융’을 통해 기업과 금융이 함께하는 혁신성장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KB인베스트먼트가 올해부터 5년간 매년 4,000억원씩 총 2조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해 국내 혁신기업과 청년창업 기업 등을 지원한다. KB국민은행은 지식재산 보유기업 전용 상품인 ‘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을 신규 출시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14개 자회사가 참여하는 창업ㆍ벤처ㆍ중소기업 지원 총괄조직 ‘신한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신설했다. 지난 11일에는 그룹의 대표적 스타트업 발굴ㆍ육성 프로그램 ‘신한 퓨처스랩’의 지원 대상 기업을 기존 ‘핀테크’ 중심에서 ‘4차 산업 유망기업’으로 확대 개편했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생활플랫폼, 소셜벤처(사회문제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지원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신한금융은 향후 5년간 250개 혁신기업을 발굴ㆍ육성하고 250억원을 직접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 기존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한 ‘디노랩(Digital Innovation Lab)’을 출범시켰다. 디노랩은 사무공간, 경영컨설팅, 투자 등을 지원하는 기존 ‘위비핀테크랩’에 새로 편성된 ‘디벨로퍼랩(Developer Lab)’이 더해졌다. 디벨로퍼랩은 중소기업에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금융권 최초의 테스트베드로, 아마존웹서비스와 협력해 클라우드 개발환경, 금융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기술자문 등을 제공한다.

NH농협은행도 지난 8일 서울 양재동에 디지털 연구ㆍ개발(R&D) 겸 핀테크 육성공간인 NH디지털혁신캠퍼스의 문을 열었다. 특히 캠퍼스의 한 축인 NH핀테크혁신센터는 농협은행이 2015년 설립한 스타트업 육성 지원센터를 확대ㆍ이전한 것으로, 올해 선정된 33개사에 경영단계별로 컨설팅과 초기 운영자금 등을 지원한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18일 스타트업 발굴ㆍ협업ㆍ육성 프로그램 ‘1Q 애자일 랩’ 8기를 출범시켰다. 하나은행은 8기에 선정된 10개 기업에 개별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하나금융그룹 관계 부서와 협업할 기회를 준다.

◇신상품 개발ㆍ자금운용 등 다중 포석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이처럼 벤처ㆍ스타트업 지원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금융의 공공적 성격을 강조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금융’ 및 ‘포용성장’ 정책을 지원하는 성격이 짙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혁신ㆍ벤처기업과 업무 제휴를 통해 새로운 상품ㆍ서비스를 선보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이들 금융사의 복안이다. 실제 KB금융은 2017년부터 지원한 보안인증 스타트업 ‘플라이하이’와 제휴해 인증절차를 간편하게 개편했다. 덕분에 KB손해보험, KB증권, KB생명보험, KB캐피탈 등 계열사들은 서류 발급과 제출 등 번거로운 작업을 줄여 업무 효율을 높였다. 우리은행도 2016년 3월 홍채인식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아이리스아이디’에 10억원을 투자하며 제휴 관계를 맺었고, 그 성과물로 홍채인증 기능을 탑재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기대효과는 사업영역 확장이다. 금융업이 규제산업이라 금융지주나 은행들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스타트업을 통해 가능성 있는 분야에 직간접 투자를 할 수 있고, 그 중 크게 성장하는 기업이 생기면 시장 선점 효과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자금 운용에도 도움이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억제 정책과 경기 부진으로 인해 은행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등에 지원ㆍ투자함으로써 자금운용 측면에서 숨통을 틔우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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