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뇌물과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측이 외부 접촉을 최대한 피하면서도 새로운 의혹이 불거질 때는 강력하게 대응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검찰에 본격적으로 소환돼 조사받을 때까지는 시간이 남았다고 판단,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는 작전으로 보인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차관 측은 언론의 개별적인 취재 요청에는 최대한 답변을 피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지난달 말 인천공항에서 한밤 출국을 시도하다 취재진에 포착된 것이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주요 이슈 때에는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내고 언론사를 고소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 전 차관 측이 가장 최근 낸 입장문은 윤씨에게 수사 관련 청탁을 받았다는 18일 보도에 대한 해명이었다. KBS는 윤씨가 2012년 당시 광주고검장이던 김 전 차관에게 전화해 요식업 프랜차이즈 사업가 김모 씨의 횡령사건을 청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김 전 차관 측은 이튿날 오전 “전화하거나 통화한 사실 자체가 없고, 청탁을 받거나 거절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언론과의 접촉을 차단했던 김 전 차관 측이 선제적으로 신속하게 입장을 낸 배경은 보도 내용이 윤씨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자신과 ‘운명 공동체’ 처지인 윤씨가 구속 위기에 처하자 화살이 자신에게 날아올 상황을 대비한 것이다.

불리한 여론이 예상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형사고소를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로 나오는 것도 특징이다. 김 전 차관 측은 지난 12일 ‘별장 동영상’을 공개한 YTN의 보도와 관련해 “영상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고, 영상의 인물을 김학의로 단정한 점 등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고소를 예고했다. 또 보도가 해당 영상을 ‘원본’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선 “영상은 2012년 제작된 것으로 촬영된 것으로 원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실제 ‘별장 동영상’은 세간에 알려진 고화질 영상조차, 포렌식을 통해서도 촬영 시점을 특정할 수 없는 재촬영 영상이다.

김 전 차관 본인이 아니라 부인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도 특이하다. 김 전 차관 부인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달 15일 김 전 차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KBS 인터뷰 보도에 반박하는 입장문을 배포했다. 김 전 차관 부인은 “남편과 관련된 일이 보도되고 난 후 지난 6년간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닌 채 지내왔다”며 “마치 진실인양 포장된 그 여성의 제보내용에 절대로 속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선 윤씨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김 전 차관이 상당한 시간을 더 벌게 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의 한 간부급 검사는 “김 전 차관 의혹으로 시작된 수사지만 선행돼야 할 수사가 너무 많다”며 “수사의 핵심인 김 전 차관 혐의 입증으로 나아가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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