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승리가 운영한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6년부터 서울 마포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해온 이모씨는 지난해 구청에서 춤 허용업소에서 제외된다는 결정을 받았다. 이씨 가게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됐지만, 마포구 조례에 따라 객석에서 춤추는 행위가 허용된 ‘춤 허용업소’다. 이 조례는 일반음식점에서 춤추는 걸 허용해주되, 아예 대놓고 춤을 추라고 별도의 공간을 만드는 것까진 안 된다고 해뒀다. 일반음식점에서 손님들이 흥에 겨워 춤을 출 경우 이를 애써 막는 것도 곤란한 노릇이어서 생겨난, 일종의 타협점이다. 하지만 이씨는 2017년 지도점검 당시 춤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한 것이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은 데 이어 지난해 다시 적발되자 아예 춤 허용업소에서 제외됐다.

이씨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하자 소송을 냈다. 쟁점은 춤을 추라고 별도의 공간을 만드는 행위의 ‘수준’이었다. 이씨는 “영업 시간 전에 점검반이 방문했고, 당시 청소 중이라 탁자와 의자를 한 쪽 벽면에 밀어놨을 뿐 별도의 공간을 설치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의자와 탁자를 한 데 밀어둔 수준인데 그게 무슨 큰 잘못이냐는 얘기다.

하지만 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안종화)는 영업시간 중 별도의 공간을 만들지 않았다 해도, 또 실제 손님들이 이 별도의 공간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그 공간의 존재만으로도 조례 위반이 성립한다 판단했다. 이렇게 엄격하게 적용하는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춤 허용업소 지정제도의 건전한 운영을 위해 위반행위를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법원의 이런 판단은 최근 ‘버닝썬 스캔들’과 관련해 주목된다. 버닝썬 스캔들을 통해 대부분의 클럽들이 ‘춤 허용업소’로 운영되고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클럽들이 유흥주점 등록을 피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면 부가세 10%만 부담하지만, 유흥주점이면 부가세(10%)에 더해 개별소비세(10%)와 교육세(3%) 등까지 내야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일반음식점 등록 뒤 춤 허용업소를 신청, 운영해왔다.

이 때문에 버닝썬 스캔들을 계기로 관련 조례를 섬세하게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의 자유로운 영업형태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조례인데 변칙적 이용자만 있을 뿐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며 “춤 허용 구간을 잘게 나누는 것보다 차라리 서민 자영업자 지원 차원에서 일정 조건을 갖춘 소형음식점에만 춤을 허용하는 방식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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